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 속에, 현 정치판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정치판의 공방은 거세지고 있으며, 심판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문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판의 공방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과 시민단체, 네티즌들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을 달리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5일째인 16일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에서 열리고 있으며, 녹색연합과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5백여 개 시민 사회단체로 이루어진 ‘탄핵무효 부패 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행동’ 준비모임은 어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촛불 시위를 열었다. 반면 노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헌법 65조 1항이 규정한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는 대통령이 직무 집행 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을 경우로, 이번에 국회가 적시한 사유는 선거법 위반, 측근비리, 경제파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각종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측근 비리의 경우 노 대통령이 취임 후 직무 집행 과정에서 측근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는 없다고 판단되어진다고 밝혔다. 경제파탄은 대통령의 구체적인 ‘실정(失政)’을 증명해야 하지만 다소 막연한 사유라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헌정질서 파괴와 같은 중대한 범법행위가 있어야 탄핵 사유가 된다는 법해석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거관련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탄핵사유가 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현재로서는 오는 18일 전체 재판관이 모이는 첫 평의가 있을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기일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다. 첫 변론 기일에 노대통령이 출석해 재판부의 판단에 필요한 모든 진술을 내놓는다면 최종 판단이 총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대통령 탄핵의 정치 상황에서 주수기(사회과학부·정치외교학전공) 교수는 “한국 정치의 합의할 줄 모르는 전통이 아직까지 계속 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가 모자란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기용(사회과학부·정치외교학 전공) 교수는 “탄핵에 이르기까지 정치사회에 있어 슬픈 국면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기본 원칙인 타협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대한민국 정치수준이 너무 낮다고 볼 수 있다” 며 “앞으로 실제 추이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 탄핵심판 확정까지 사회에 아노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유남(사회과학부·정치외교학 전공) 교수는 “탄핵소추는 제왕적 대통령을 입법부가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존재해왔으나, 탄핵은 이뤄지지 않았다. 노대통령은 역사적으로 test case라고 볼 수 있다. 탄핵심판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여부가 정해질 것이다”며 “국민들은 이번 탄핵의 분노 이유를 차떼기 하는 국회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느냐는 것이지만,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문제와 국회의원 자격문제는 그 본질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 탄핵문제에 직면한 국민들은 불안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하면서 끌려 나가는 것을 TV중계로 본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탄액안 가결 이후,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경제 또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을 불안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상황의 결과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국민을 생각지 않고, 정치공방만 일삼는다면 정치는 더 이상 국민과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길지혜 기자> tameyou@dankook.ac.kr
<길지혜 기자>  tameyou@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