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줌마인 마사 스튜어트 여사는 살림과 가정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승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래서 그녀의 별명이 “가정 살림의 최고 권위자”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정 일을 기업화시켜 성공했고 뉴욕증권거래소의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녀의 이름을 붙여 만든 신조어인 “Martha Moment”는 가정사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일깨워 주는 순간이라는 뜻이다. 대학교 2학년에 결혼한 그녀는 요리 솜씨가 뛰어나 살던 집 지하실에서 주문요리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판 것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의 이미지였다. 그녀가 TV에 나와 미국인들에게 가정사의 소중함을 일깨어주었던 프로그램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은 에미상을 6번이나 받았다. 마사 스튜어트 여사는 미국 아줌마의 우상이고, 행복의 전도사였다. 사람들에게 평범하게 보이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6억 달러(우리 돈으로 7천억 원 정도) 이상의 돈을 번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녀가 감옥에 가게될 처지에 놓였다. 주식거래를 통한 불공정거래, 구체적으로는 내부자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내부자 거래를 통해서 그녀가 얻은 이익은 4만5천 달러(우리 돈으로 5천만 원 정도)이다. 이것도 실제로는 돈을 번 것이 아니고, 손실이 날 것에 대비해서 미리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한 손해이다. 유죄판결 후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누어 졌다. 하나는 “고상하고 잘 난 척하더니 결국에는 그렇게 되는구나”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상의 몰락에 대한 안타까움” 이다. 후자에 속하는 미국 주부연합회인가 하는 곳에선 탄원서까지 제출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의 몇 천분의 일도 되지 않는 이익을 위해서 고의적으로 인생을 망치는 범죄를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는 엠클론이라는 회사의 주식을 거래했다. 엠클론은 생명공학을 통하여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회사로 항암제를 개발하였다. 미국은 신약이 개발되어 판매되기 전 반드시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엠클론도 식품의약국에 새로운 신약에 대한 판매허가를 출원하였다.

그런데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엠클론의 신약이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다는 정보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엠클론의 대주주는 이 정보를 근거로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시장에 정보가 공표되기 전에 미리 판 것이다. 휴가 중이던 마사 스튜어트는 주식브로커를 통하여 대주주가 주식을 판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고, 자신도 덩달아 주식을 팔게 되었다. 식품의약국의 공식발표가 시장에 알려지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엠클론의 신약 판매허가가 거부된 것은 신약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허가 신청시에 제출한 서류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류를 보완하여 다시 신청하면 허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장 시장에 알려진 정보는 허가의 승인 거부라는 것이었으므로 주가는 폭락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회복하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다. 나중에 알려진 또 하나의 사실은 엠클론의 대주주가 시장에 내다 판 주식도 엄청나게 많은 수량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식은 그대로 가지고 있고 일부분만 판 것이다. 그러나 대가는 엄청나서 평생을 걸려서 쌓은 명예가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물론 몇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내부자 거래는 증권시장에서 가장 일어나기 쉬운 불공정 거래이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내부자 거래를 시세조종과 더불어 가장 나쁜 불공정 거래로 규제한다. 내부자라는 것은 회사 내부의 정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회사, 대주주, 임원, 직원, 대리인뿐만 아니라 인허가권자, 계약관계에 있는 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를 말하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은 자도 포함된다. 이들은 이미 공개되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회사의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 비하여 유리한 위치에서 거래할 수 있으므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서 주식거래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내부자 거래를 규제하는 이유이다. 또 내부자 거래를 방치하는 경우 증권시장이 비효율적으로 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 법학 졸>choica@kse.or.kr

TV시리즈에 출연한 마사 스튜어트.
최욱  choica@k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