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힘



현대사회는 기능적으로는 발전하는 한편, 정서적으로는 매마른 감이 있다. 이는 지나치게 생산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의 일반적인 양상이다.
나는 매사에 본질을 중시한다. 본질을 소중히 여기면 어떠한 바람이 불어도 근본이 흔들리지 않는다. 본질이란 사물의 존재바탕이 되는 가치이자 사상이며, 모든 가치를 관통하는 중심이 봉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영하는 경원대학교는 교육이념이 진리·창조·웅지이다. 나는 여기에 ‘봉사’라는 한 가지 덕목을 꼭 추가한다. 이는 다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
봉사란 나를 내어주고, 남을 섬기는 삶이다. 현대사회가 각박한 것은 나를 내어주거나 남을 섬기기보다 더 많은 파이를 차지하려고 하는 이기적인 쟁투심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물질만능주의라고 한다.
물질만능주의가 극상을 이룬다면, 그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진리·창조·웅지가 사회구성원들에게 행복과 풍요를 가져다주고 보다 큰 의미를 지니려면, 이 모든 것들이 봉사라는 소중한 가치와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해진다. 내가 봉사를 중시하는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
사람의 심성에 봉사라는 가치가 씨앗으로 뿌려져 열매를 맺으려면, 교육과 함께 삶을 통한 동질성 회복, 즉 심리적인 체감온도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우리 대학은 교양학부 과정에서 독서를 중시한다. 나는 위대한 책 한 권이 인간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책을 통해 성현의 사상과 삶을 더불어 느끼면서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때까지 입시지옥에서 암기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의 훈련에 사실상의 교육의 코드가 맞추어져 있다. 지성의 성장기에 편식으로 인해 지적 성숙이 기형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인간내면에 봉사와 같은 소중한 가치가 자리 잡을 틈새가 매우 좁다. 그래서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독서 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나는 ‘제자사랑·스승존경’ 이라는 전통가치의 복원에도 무게를 둔다. 교수들은 사랑의 마음으로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제자들의 인생을 이끌어주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키운다. 동질성의 회복이다.
이같은 교육의 결과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금년 들어 총학생회는 사랑의 리어카를 운영하고 있다. 총학생회가 캠퍼스 내에 매주 한번 사랑의 리어카를 열어 토스트 우유 등을 판매, 그 이익금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나는 이런 학생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또 총학생회는 얼마 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월 1회 교정을 청소하는 환경정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신을 불태움으로써 주위를 빛내는 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큰 행복감을 느낀다.
나는 앞서 본질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내가 인생을 바쳐 키워온 길의료재단의 원훈은 박애 봉사 애국이다. 이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세, 즉 본질적인 가치이다. 애국은 6·25전쟁이라는 아픈 역사의 상처를 통해 나온 가치이지만, 여기서 별도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의사로서 신화적인 존재라고 말하곤 한다. 신화라는 말이 좀 쑥스럽긴 하지만, 오늘은 그냥 그대로 수긍하기로 하면서 말을 하려 한다.
나는 의사로서 사랑으로 환자의 병을 고치고자 했다. 한 예로 의료현장에서 본격적인 의사 생활을 하던 시절에 하루에도 수없이 환자들을 가슴으로 꼭 안아서 일으키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환자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건강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마음이 전달되어 회복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나는 나의 의술이 남보다 뛰어나 신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아온 박애와 봉사 정신이 신화의 에너지라고 확신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물질을 보지 말고 본질을 보라. 바늘 가는 곳에 실이 가지 않을 수 없듯, 물질은 덤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사랑하고 봉사하라. 그러면 개인적으로는 성공을 이룰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지식은 물을 보면서 물이라는 것을 아는 것에 머무름이요, 봉사는 물을 보는데 머무르지 않고 마시고 시원함을 느끼는 세상의 본질적인 가치라고 정의하고 싶다.

■ 약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美 Queen’s Hospital Center 레지던트, 日本대학교 의학박사 , 의료법인 길병원 설립, 의료법인길의료재단 설립,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재단법인 가천문화재단 설립
現)가천의과대학교 이사장, 학교법인 경원학원(경원대학교, 경원전문대학) 이사장, 경인일보 회장, 가천길재단 회장

■ 약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美 Queen’s Hospital Center 레지던트, 日本대학교 의학박사 , 의료법인 길병원 설립, 의료법인길의료재단 설립,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재단법인 가천문화재단 설립
現)가천의과대학교 이사장, 학교법인 경원학원(경원대학교, 경원전문대학) 이사장, 경인일보 회장, 가천길재단 회장
이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