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교류 이번처럼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지난 22일 평북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로 인해 북한의 열악한 실상이 공개되었다. 낙후된 철도시설이 부른 이번 사고로 1백50명이 사망했으며, 1천3백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식량과 의료장비 부족 등으로 부상자 치료는 엄두도 못 내고 있고 심지어 두 명의 환자가 한 침대를 사용하고 있는 등 사고수습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정부는 이례적으로 사고 발생 사실과 원인 및 규모를 신속히 발표하고, 국제 사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중국 등의 지원 사실을 발표했다.
이러한 지원 요청은 과거 북한에서 일어났던 철도 폭발사고 및 대형 사고에 대해 북한 정부가 내·외부적으로 공식보도를 한 적이 없었던 것에 비춰 볼 때, 외부지원의 절박함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고립국가로 낙인되지 않으려는 북한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현재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을 반영하는 것으로 북한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혁개방이 필수적이며 국제사회와의 유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북한정부는 체제적 자존심을 내세워 지원요청은 물론 지원수용에 있어서도 폐쇄적 입장이었다. 현재 북한의 지원요청에 따라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에서 지원 계획을 발표했으며, 세계보건기구(WTO)를 비롯해 적십자국제위원회(ICRC)등이 지원의사를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도 지난 23일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정부는 동포애와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생각”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지난 26일 대북전통문을 통해 북한에 지원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은 물적 지원은 수용하겠으나 인력지원은 불허 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박성준(정보관리과)간사는 “지난 30일 기준으로 ARS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모금액이 약 31억 정도이며 현재 시민들의 물품기증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적십자사 ‘룡천재해지원대책본부’ 상황실 유성훈 씨는 “시민들이 보내준 구호물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문의 전화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며 “아직 북측에서 인력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지원자 1백여 명의 명단이 확보되어 북측에서 허가만 하면 바로 지원이 가능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시민단체 등 범국민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대학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7일 김승국 총장은 대한적십자사(이윤구 총재)를 방문해 교직원들이 모은 성금 2천만 원을 기탁했다. 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한국대학총학생회 연합에서 주관하는 용천역 폭발 사고 구호를 위한 ‘의약품 보내기 모금운동’에 동참한다. 지난 3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퇴계 기념 중앙도서관 앞에서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대학 분쟁해결 연구소의 임재형 상임 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인해 남북관계는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 된다” 며 “북한의 태도가 변화된 만큼 우리도 이에 따라 사고수습을 위한 지원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이사는 “또다시 우리의 금품을 받아달라고 북한 쪽에 뇌물을 바치는 정신병적 상황, 그렇게 하는 것이 이웃돕기라고 자위하는 도착 증세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발언을 했으며 이는 정부의 방침은 물론 국민적 정서에도 거스르는 것으로 비난 받고 있다.
지난 90년대부터 대북지원과 관련해 그 효율성 및 적법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으며 지루한 논쟁이 계속되어왔다. 특히, DJ정권의 햇볕정책을 두고 ‘통일을 위한 지원’ 과 ‘퍼주기’일 뿐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으며 각 정당의 대북 정책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금은 지원으로 인한 정치, 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질 때가 아니다. 남한은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되는 것을 지양하고 북한을 국제 사회와 연결해주는 통일의 동반자로서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지난 84년 남한이 큰 수해를 당했을 때 북한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었다. 우리도 이번만큼은 각 구성원의 뜻을 모아 온정의 손길을 건네야 할 때이다. <이지희 기자>edelweiss317@dankook.ac.kr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