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참사 돕기에 나선 미국 L.A 한인단체들이 지난달 27일부터 가두 모금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최악의 참변을 당한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해 동포들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L.A 한인회(회장 하기환)는 재미어머니봉사회(회장 이정자), 교육문화협회(회장 방영순), 국제여성경제인협회(회장 조앤 윤) 등과 함께 한인타운의 가주마켓, 한국마켓, 한남체인 등 한인이 많이 찾는 대형 마켓 앞에서 가두모금을 시작했다. 하기환 L.A 한인회장은 “이번 참사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의의 변을 당한 동포들이 하루빨리 사고를 수습해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금운동을 하겠다”며 “재미동포가 북한 주민들 도우려고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L.A 지역협의회(회장 김광남)도 250여 명의 회원들이 최소 50달러 이상씩 기부를 하고 40여 명의 회원은 코리아타운 플라자, 갤러리아 마켓 등으로 직접 가두 모금 켐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재미이북5도민연합회(회장 김호정)도 동참했다. 김호정 회장은 “큰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한인들에게 감사한다. 각 도민회별로 성금을 모아 한인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장 현준기)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1,500달러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현준기 회장은 “심각한 재난으로 고통을 겪고있는 북녘 동포들을 조금이라고 빨리 도와야 한다”며 “사상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동포애와 인도주의 차원에서 동포들을 돕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하용진 서부지역 사무국장은 “뉴욕, 시카고, 달라스 등지에서 회원들을 중심으로 성금을 모금해 북한대표부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주 한국일보,미주 중앙일보, 스포츠서울 USA, 일간스포츠 USA, KTE TV, KTAN TV, 라디오 서울, 라디오 코리아 등 L.A 지역 언론단체에서도 모금을 하고 있다. 북한 돕기 운동이 이념적 색채를 떠나 범민족적 차원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성금 전달방법을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각 단체별로 모아진 성금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직접 전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일부 한인들이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있는 것이다. 성금 창구를 단일화하자던 L.A 민주평통은 북한 용천으로 가서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 각 단체별로 제각각 원하는 곳으로 전달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질 지경이다. 재향군인회 미국 서부지회(회장 김봉건)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로 성금이 간다면 즉각 되돌려 받겠다며 북한 정부를 통한 직접 전달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L.A 평북도민회 쪽은 “북한측에 현금을 직접 준다는 것은 용처를 확인할 수 없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대표부로 성금이 간다면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L.A 한인회 허상길 사무국장은 북한쪽에 전달을 원치않는 한인들을 위해 한국 총영사관과 북한대표부에 나누어 전달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좋은 마음으로 모아진 성금이 몇몇 사람들의 돌출 행동으로 그 순순한 빛이 바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LA미주 한국일보 기자>

L.A 웨스턴과 4가 길에 있는 한국마켓에 마련된 모금함에 한 가족이 성금을 넣고있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