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용 선심정책, 버려야 정책대결


탄핵정국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은 국내 정치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 국회 제 1당으로 떠올랐으며 한나라당은 1백21석을 얻어 제 1야당이 됐다. 그리고 정당투표제 도입으로 인해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국민의 반대 의사가 표출된 것이며 탄핵 국면의 해소와 정치안정에 대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다.
또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은 노동자와 농민 등 기존 정치 소외 계층의 목소리가 제도권 내에서 수렴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낡은 정치를 심판하고 새로운 정치, 실질적인 정치를 바라는 열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달 개원하는 국회가 민생의 안정을 위해 일하길 바라고 있다.
각 정당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인식하고 개혁을 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치권이 얼마나 변화될지는 미지수이다.
한나라당의 정책은 대체로 보수적이며 반개혁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정책으로 청년실업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경제 분야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와 기업전문신용평가체제를 구축한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되 ‘따뜻한 대북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며 핵문제에 대해서는 평화적 해결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은 정치개혁, 조세형평, 시민적 권리 분야 등에서 개혁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실업문제와 비정규직, 사회복지 분야에서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등과 유사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주요정책으로 신행정수도건설을 통해 지역의 고른 발전을 꾀하고 실업난 타계를 위해 서비스업의 활성화를 통한 고용창출 등의 정책을 추진한다. 또 국민 복지와 관련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해 수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비록 16대 국회에서 원외정당이었으나 가장 개혁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정당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주요정책으로 비정규직 등 불평등한 노사관계개선은 물론 국내 농업의 보호를 통해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시장위주의 경제정책 보다 고용창출과 분배를 통한 평등적 경제정책을 실행하고, 국제 관계에 있어 평등한 한미관계를 위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박창규 정책부장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우리는 평등과 자주의 기치를 슬로건으로 삼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한국사회 노동자와 농민 등 소외계층의 대변인으로서 민의를 국회에 반영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각 정당의 정책에 대해 강태훈(사회과학대학 학장)교수는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각 정당의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그러한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선명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바라기 때문에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 겉치레에 현혹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정책을 바라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민의 대표들이 경제회생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지금은 당의 정체성이니 이념을 놓고 공허한 말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탄핵국면 해소와 이라크파병 문제, 경제안정 등 당장 현안으로 떠오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제 각 정당은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할 때이다. 특정인물과 지역주의로 국민의 지지를 얻는 때는 지났다. 그러한 낡은 정치 청산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탄핵정국에 와서 극에 달했으며 민생의 안정을 돌보지 않고 당쟁과 국회파행을 일삼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각 정당은 정책 대결로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


내달 개원하는 국회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 일하길.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