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중항쟁 제 24주년 기념식이 미국 L.A에서 지난 15일 열렸다.
24년 전 항쟁 당시 이곳 L.A에서 전개된 연대투쟁의 현장인 한인타운 윌셔가의 미국 적십자사L.A지역본부 강당에서 당시 학생신분이던 장태한 교수(UC Riverside), 양필승 교수(건국대 사학과)와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 김현정 통일맞이 나성포럼 회장, 5.18 민중항쟁 기념사업위원회 정 무 위원장, 김기대 L.A노사모 회원, 한인회 이한순 부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나성한국청년연합 풍물패의 5.18 민중항쟁부터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L.A일대에서 각 단체들이 벌인 투쟁을 기록한 슬라이드 쇼와 함께 보여준 풍물공연에 이어 5.18당시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자 미국 카터정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 사형집행을 피해 미국으로 추방형식으로 보내지는데 큰 역할을 한 랄프 퍼티크씨(당시 판사. 현 USC 교수)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장태한 교수는 기념식을 마친 뒤 강연에서 1980년 전두환 군사독재에 항거해 연대투쟁을 한 미주동포들은 당시 동포들의 수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그 연대투쟁이 보여준 영향은 지대했다고 회고하면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일을 회고하며 그 뒤 교수가 되어 미국내 소수민족 인종차별을 폭로하고 시정하는 운동에 참여한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과거의 이민사회는 한국정보원들이 중심이된 총영사관을 비롯해 대부분의 동포언론들, 전두환 군사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한인회, 교회 지도자들이 미주동포들의 자주적인 활동을 압박하고 탄압하는데 동원되었다고 지적하며, 이제부터라도 한인사회가 한국 정치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벌이는 민권운동에 관심을 쏟아야하는 한편 2세와 3세들과 함께 참여하는 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4년 전 미주동포들과 함께 벌였던 5.18 민중항쟁 시위현장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가할 수 있어 흥분된 기분"이라고 말문을 연 양필승 교수는 "강연 초청을 받고 달려온 것은 이곳 미국에서 광주항쟁을 돕기위해 200여명의 동포들이 이곳 적십자사를 점거하고 72시간 동안 현혈운동을 하며 광주의 동족학살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했는데 이러한 사실이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 안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양 교수는 당시 벌인 헌혈운동은 피 흘리는 동족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전두환 군사정권이 한국의 언론을 통제한 상태에서 미국 언론들로 여론을 불러 일으켜 전두환 정권을 압박하고, 광주시민들이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세상에 알려 미국 정부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미국 적십자사는 순수한 민간봉사단체로 그 조직이 엄청나게 크고 특히 L.A지부는 미국에서도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이러한 기관을 점거하는 것만으로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며, 그래야만 한국의 정치상황과 광주시민의 투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당시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우리의 피를 한국의 광주로 보내주십시오!!!> <광주시민에게 헌혈을!!!> 이라는 구호를 영어와 한국어로 만든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백악관으로 전화하고 편지보내기, 학살중단 탄원서 서명운동 등의 활동을 벌였다.
1980년 5월, 광주 이외의 지역에서는 광주에서 지금 북한의 지령을 받은 일부 폭도들이 난동을 부리는 것으로 쯤으로 알고 있을 때 미주 한인들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헌혈을 하는 등 세상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뛰어다녔다.
5월 18일인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LA미주 한국일보 기자>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 때 김대중 전대통령을 구명하는데 큰 역할을 한 랄프 퍼티그 USC교수에게 5.18민중항쟁 기념사업회 정무위원장이 공로패를 전달하고 퍼티그 교수의 당시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