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굴을 많이 따 시민권 거부당한 이기철씨

바닷가에서 굴을 규정이상으로 많이 땄다가 적발이 되어 벌금 티켓을 받았다는 이유로 시민권을 거부당한 한인이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과 법무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내 그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7일 한인 이기철(35) 씨는 베트남, 이라크 등 6명의 이민자들과 함께 연방 시애틀 지법에 소송을 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외국 이민자들에게 도덕적 자질의 기준을 극단적으로 적용해 미국 시민권 취득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기철 씨는 지난 1999년 여름 제한된 수보다 많이 굴을 따다 단속원에게 적발돼 153달러의 벌금티켓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 2002년 4월 시민권 인터뷰에서 탈락했다.
USCIS는 이 씨에게 도덕적 자질이 부족하다며 시민권 거부 이유를 밝혔다. 시민권취득을 위해 치루는 영어와 미국 역사시험을 무난히 통과한 이씨는 지금 근무 하고 있는 회사와, 주말마다 나가는 교회 등에서 청원서까지 제출하며 재심을 요청했지만 결국 거부당했다. 이 씨는 ‘시민권을 신청했다가 억울하게 창피함을 당하는 이민자들을 위해 소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담당 변호사는 ‘이 씨의 벌금티켓 기록은 시민권 거부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만일 이민서비스국의 규정을 따르면 미국 인구의 절반이 추방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씨의 거부사유가 된 비도덕적 범죄에 대한 한인의 관심이 높다. 현재 이민법에 따르면 비도덕적 범죄에는 방화, 배우자 폭행, 성희롱, 아동학대, 강도, 뇌물수수, 주거침입, 절도, 파산 시 재산은폐, 신용카드 관련사기, 공금횡령, 학자금 융자사기, 노인연금 사기, 위조, 장물취득, 사기성 탈세, 의도적 부도수표 발행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음주운전 초범, 위조 운전면허 소지, 단순 폭행, 과실치사, 단순 탈세, 도박 등은 비도덕적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 LA 총영사관 법률고문 최재홍 변호사는 ‘시민권 신청 5년 내에 범죄기록이 있다면 시민권 승인 거부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일반 교통티켓이 아닌 경범티켓기록도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사관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지만 음주운전이나 세금보고를 안 한 기록도 시민권 취득 거부 사유가 된다’며 ‘단순한 가정폭력 기록도 이에 포함 된다’고 말했다. 이 씨의 경우에서 벌금 티켓을 받고도 벌금을 내지 않았을 때와, 시민권 신청서에 적어내는 지난 5년간의 법규 위반 사항 기록에서 의도적으로 쓰지 않았다면 그것은 꼼짝없이 시민권 거부 사유에 해당된다. 그러나 벌금도 기간 안에 내고 위반사항 기록도 사실대로 했음에도 거부당해 법원에 소장을 내자, 한인 언론은 물론 현지 언론에서도 크게 이슈화 시키면서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이민서비스국에서 이 씨의 신청을 재검토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담당변호사는 밝혔다. 미국의 도덕적 자질 기준이 어떻게 내려질지 지켜볼 일이다.
<LA미주 한국일보 기자>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