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게임을 한다. 재밌어 보인다.’참으로 단순한 이유였다. 내가 그 매력에 빠져버린 건 그 순간이었다. 형의 어깨너머로 보이던 또 다른 세계.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안석열(경상학부·2/휴학) 군은 현재 ‘삼성 칸’소속 프로게이머이다.
어린시절 특별히 게임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프로게이머가 되었다. 친구들은 놀면서 돈번다고 부러워도 하지만 글쎄…….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게임에 대한 내 열정만이 중요할 뿐이다.
고등학교 1학년, 15시간. 잠도 잊은 채 스타크래프트에 빠져버렸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끊임없이 연구해야하고 생각해야한다. 그렇게 매일 매일을 게임을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다행이 부모님께선 그런 자식의 모습을 ‘네가 하고 싶은 것 하라며’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그의 모습에서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프로게임협회 공인대회를 통해 프로게이머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압구정동에 위치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매일 12시까지 연습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전략게임인 만큼 연구도 많이 하죠. 잠자기 전이나 쉬면서도 틈틈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오른 것을 토대로 연습을 하죠. 함께 있는 친구들 모두 게임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는 만큼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만큼 서로를 잘 이해 할 수 있죠.”라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것을 좋아했다. 유독 틀에 박힌 것과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그에게 팀 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저희 팀 생활은 다른 팀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도 매 끼니 챙기는 게 빠듯하죠. 부모님도 그것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시고요. 하지만 제가 하고픈 일 하는 거니까 이정도 불편한 것쯤은 별로 문제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그. 그의 좌우명은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이다. 때문에 최근 ‘MBC 게임 마이너리그’에서 임요환 선수에게 역전패 당한 것이 아직도 아쉬운 듯 하다.
“임요환 선수의 팬이 많아 분위기에 주늑 들었던 것 같아요. 막판에 역전당해서 패하고 말았죠. 그래서 지금도 너무나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꼭 이기고 싶어요.”라는 그는 ‘저그’종족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전에는 저그라고 하면 무식하고, 많이 뽑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패치가 바뀌면서 전략적으로 연구도 많이 해야 하고 고난도의 기술을 알아가는 것이 매력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종족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 남들은 게임하고 놀기만 하는데 좋겠다고 부러워할 테지만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다. 끊임없이 자기개발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치열한 세계이다. 단지 자기가 좋아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 그러할 뿐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평생직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10대 후반에서 20대. 젊었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죠.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할 수 있겠어요. 또 다른 경험이라 생각해요. 평범하게 학교 다니면서 배울 수 없는 것도 많이 배우니까요.”
그는 재학생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차피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고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원하는 일에 꿈과 열정을 담도록 하자.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