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메모리로 사용된다?”

고등학교 3학년, 진로를 결정해야 할 시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에게 선생님은 ‘재료 공학’이라는 분야를 소개해주셨다. “앞으로는 재료공학과가 각광받을 것이다”는 말씀이었다. 재료 공학 분야에 잠재되어 있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둘째치고 우선 흥미가 생겼다. “이거다” 싶었던 그는 우리대학 ‘재료공학과’에 지원했다.
학부생 때 공부한 것으로는 모자라 조금 더 욕심을 내 석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박사 학위를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많고 많은 재료 공학 분야 중에 ‘유리’를 선택하게 된 동기를 묻자 처음에 ‘유리’와 ‘금속’ 두 분야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유리를 연구하는 실험실 선배를 따르기로 해 유리를 연구하게 되었단다.
예전부터 실험실 연구 과제로 이어져 내려온 유리 연구를 맡아 연구와 실험을 해나갔고, 그 끈기와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서암학술장학재단에서 국내 박사과정 연구자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 금쪽같은 기회에 전국 각지에서 이·공계 학생 260명이 장학금 지원을 신청했고, 그 중 선정된 6명 안에 포함된 것이다. 선정자에게는 향후 2년간의 등록금이 전액 지원되는데다가 연구보조금으로 매달 70만 원씩이 지원된다. 선정되면 매 학기 연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장학금 신청에 우리대학에서는 처음 지원했었기에 의미가 크다. 소감을 묻자 “그동안 노력한 게 결실을 맺어서 무척 기쁩니다”라며 기쁜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에 선정된 그의 연구과제 제목은 ‘차세대 광소재 부품용 나노금속입자 분산 광기능성 유리의 개발’이다. 제목만 듣고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기자에게 “창문에 쓰는 그런 유리가 아니랍니다. 쉽게 말해 유리를 만들 때 아주 작은 금속 입자들을 함께 넣어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만든 유리에 레이저를 비추게 되면 유리가 레이저를 흡수해 반응하게 되고 다른 원소에 영향을 주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더 낮은 온도에서 결정화된다거나 다른 색깔로 변한다거나 하는 특성을 갖게 되지요. 이 유리는 현재까지 개발된 재료의 광학 특성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광특성을 발현하게 되고요. 메모리로 사용된다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라며 찬찬히 설명을 해준다.

연구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특별히 다른 건 없었는데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실험해봤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결과가 안 나올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럴수록 안 좋은 결과들은 빨리 잊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는 했지요. 계속 실패한 일에 매달려 있으면 안 되니까요. 열심히 준비한 연구가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낳았을 때가 가장 기쁘고요”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작년 선배가 준비했던 주제를 조금 바꿔서 실험해봤는데 아무래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학교에서 이런 정보들을 빨리, 그리고 많이 알려주었으면 좋겠어요. 학교를 통해 얻는 정보가 너무 미흡해요. 이번 장학금 신청 같은 경우만 해도 그래요. 학부생도 신청이 가능한데 많이들 모르고 있거든요.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 분야도 신청가능한데 말예요”라며 지도 교수인 강원호(공학부·신소재공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이번 장학금 지원에 신청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할 생각이고, 가능하면 박사 학위 논문도 같은 주제로 준비할 생각이라는 그. 다시 또 연구와 실험에 빠져 지낼 그에게서 신소재공학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방유미 기자>  0166500428@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