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규 동문의 LA통신

24.방학중의 캠프

LA 인근의 작은 시티인 글렌데일 소방국은 지난 16일 소방훈련소에서 ''''2004년 소방학교 졸업식''''을 갖고 한인 케빈 구(25살) 씨 등 7명을 소방대원으로 임명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글렌데일 소방국장 마이클 데이비스와 시 관계자를 비롯해 가족 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소방대원으로 첫 발을 내딛는 신임 소방대원들을 격려했다. 케빈 구 씨 등 신임 소방대원들은 모의 화재 진압 시범을 통해 지난 10주 동안 소방학교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LA 인근의 소방서에서 첫 발을 내딛는 케빈 구씨는 어머니가 한인인 제임스 프롤리 캡틴에 이어 두 번째 한인 소방대원으로 글렌데일 소방국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지난 2000년 UC 버클리를 졸업한 구 씨는 "어려운 상황에 빠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소방관이란 직업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컴퓨터 하드웨어 회사에서 진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주 동안의 훈련과정이 무척 힘들었다"면서도 "앞으로 인명구조대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렌데일 소방국 카를로스 게레로 공보관을 "신임 소방대원들은 2,591명의 지원자 중에서 체력, 정신력 모두 최고의 수준에 있는 아주 우수한 대원"이라고 신임 소방대원들을 추켜세웠다.
케빈 구 씨의 케이스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려 취업을 하긴 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금 늦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자기의 적성을 제대로 찾은 지금이야말로 가장 행복하게 인생의 새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 입학을 하면 전공이 따로 없다. 자신이 고교때 이수한 과목에 따라 1~2학년 동안은 교양과목 위주로 강의를 듣는다. 그리고 한 두 과목의 전공과목을 수강한다. 3학년이 되면 전공과목 위주로 수강신청을 한다. 1년 정도 전공과목을 공부한 뒤 자신의 적성이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 다시 다른 전공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토목공학을 처음 전공으로 했으나 1년 들어보니 적성에 맞질 않아 다음 해엔 미디어 관련전공을 들어보는 것이다. 그것도 취향이 아니다 싶어 다시 디자인 공부를 하는 식이다. 대학생활이 1~2년 늦어지더라도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한 공부를 해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다. 대개 70% 정도의 학생들이 대학 때 2~3번의 전공을 바꾼다고 한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대략 20년의 사회생활을 한다고 했을 때, 한 번에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 4년 만에 졸업을 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직장에 취업을 해서(또는 창업을 하든) 20여 년 회사생활을 하고 은퇴를 한다면 좋겠지만, 대학생활에서 2~3년 동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기 위해 전공을 바꾸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고 있는지요?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거기에 맞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가?
자기 자신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 상황에 맞지 않는 소리하고 있다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곰곰 되새겨 볼 일이다. 한국의 대학생 모두가 영어와 컴퓨터만 잘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