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규 동문의 LA통신26- 미국의 대통령

유연한 외교정책 필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 밤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오는 11월 2일 미국 대선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지난 7월 말 보스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닻을 올린 존 케리와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다수의 자유와 국가안보의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인들은 안정되고 일관되며 절도있는 지도력을 원한다고 믿는다”며 9.11테러 뒤 자신이 쌓아올린 전시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깎아내리고 조롱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정치보좌관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두 가지 목표를 정했다”면서 “첫째는 부시 대통령을 대테러전을 지휘하는데 유일하게 적합한 원칙있는 지도자로 그리는 것이고 둘째는 상대 후보 케리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밤 전당대회의 주제는 첫날, 둘쨋날과 마찬가지로 ‘테러를 우려하라, 그리고 테러범들과 싸우는데 있어서 케리의 능력을 미우 우려하라’는 것이었다”며 “딕 체니는 자신의 연설 2700여 단어 중 100단어 미만을 경제에 대해 말했고 나머지는 모두 대테러전에 대한 케리의 능력을 공격하는데 할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들은 부시의 이날 연설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의 고집스런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쟁영웅과 흑인 유망주를 동원한 것부터 아버지를 소개하는 딸에 이르기까지 공화당이 후발주자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한달 전 보스톤에서 치룬 민주당 전당대회를 그대로 모방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베트남전에서 팔다리를 잃은 전쟁영웅 맥스 클릴랜드 전 하원의원을 내세우자 공화당은 베트남전 포로 출신존 맥케인 상원의원으로 받았고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칭점에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내세웠으며 민주당이 공화당의 우상인 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 론 레이건을 연사로 내놓은 것에 대한 벤치마킹으로 민주당의 젤 밀러 상원의원을 연단에 세웠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아메리칸 리서치그룹(ARG)이 전당대회가 시작된 지난 30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47%로 같았다. 앞서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에 3-4% 포인트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이달 말부터 TV토론에서 격돌, 당락을 판가름할 설전을 펼친다. 선거 전문가들은 현재 판세가 부시 대통령에게 다소 유리한 편이나 거의 오차범위 안에서의 우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한달 뒤 두 후보의 지지율이 투표일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는 항상 국제사회의 관심사였지만, 이번만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린 적은 없지 않았나 싶다. 특히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당선되면서 한반도의 평화무드가 정지했던 쓰라린 경험을 하고있는 한국으로서는 두 달이 채 남지안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엄청난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는 현실이다.
남북한이 4년 전 처럼, 희망사항으로 마음 속에서만 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결과를 기다리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 아니라 희망사항의 반대 결과가 나왔을 때를 대비한 외교정책을 치밀하게 짜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일도 아닌 다른 나라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야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은 아니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존 케리 - 존 에드워즈 민주당 대통령, 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한인 후원모임이 발족했다. 후원회는 일반 유권자들을 상대로 해 후원금 모금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미민주당협회 리차드 최씨와 제인 김씨(왼쪽 부터) 등이 후원모임의 활동계획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