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칼럼 38 - 강 성 환 / 한국 구세군 사령관

‘나’자신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을 찾자


우리시대의 젊은이들 가운데 아주 많이 유행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삼카’입니다. ‘삼카’란 디카(디지털 카메라), 폰카(휴대폰 카메라) 그리고 웹카(웹 카메라)입니다. 이 ‘삼카’의 효율성은 아주 다양합니다만 그 가운데서도 젊은이들을 매혹시키는 기능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얼굴의 이목구비나 몸매를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바꾸고 변형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다시피한 인터넷을 켜면 포탈 사이트 화면에 포토미팅, 채팅 등을 홍보하며 등장하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눈, 코, 입, 턱 등 아주 흡사한 모습들을 봅니다. 요즘엔 경제가 워낙 불황이라서 성형외과를 찾는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회만 되면, 경제적 여건만 되면 언제라도 성형수술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이들이 대다수입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예쁘고 멋진 외모를 갖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인간적 본능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예뻐지고 멋있어 지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나’자신은 이 지구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난 ‘나’입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 젊은이들한테서는 나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정체성을 무척 강조하고 귀중하게 여겼습니다. 각 집안마다 가문의 전통과 긍지를 어려서부터 교육시키고, 자라면서 실천하도록 하였습니다. 언어와 행실, 예절과 인품은 늘 가문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믿었습니다. 혼인을 하기 전에 그 집안을 먼저 확인하였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 규범 속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20세가 되면 입지의 시기를 시작합니다. 현재의 나를 보고 미래에 대한 나의 꿈을 설계하고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 부족한 것은 더욱더 노력하여 연마하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전통에 대한 관심보다는 현재의 문명을 더 즐기고 싶어 합니다. 물론 현실에 뒤떨어진다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만 ‘나’란 정체성을 상실한 채 시대적 문명의 흐름에 떠내려가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하고도 확신있게 발견하라는 것입니다. 정체성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 지향적’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지향적’입니다. 과거 지향적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늘 옛날에 대한 회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면 그것을 부수고 극복하려는 강력한 의지보다는 도망치고 싶어하며 회피하려고 합니다.

술로 잊고 싶어하며 마약으로 현실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아, 옛날이여! 하며 나 자신을 옛날로 자꾸 잡아당기려고 합니다. 그러나 미래 지향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앞날에 대하여 날마다 형상을 그려나갑니다. 소년기엔 밑그림을 그렸다면 청년기엔 그 밑그림을 더욱 진하게 완성시켜 나갑니다. 그리고 조금씩 색칠을 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의 그림을 완성해 가는 것입니다. 물론 그림을 완성해 가면서 실수도 할 수 있습니다. 선이 비뚤어 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체성을 확립한 사람에게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구세군의 창립자 윌리엄 뿌드는 아주 가난하였고 불우했던 청소년기를 지냈습니다. 13세에 이미 전당포 직원이 되어서 6년 동안이나 일을 하였습니다. 19세 되던 해에도 그의 미래는 어떤 가능성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가정이나 주변 상황이 비참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엔 꿈이 있었습니다. 뿌드의 정체성은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전세계 109개 나라에서 불우한 이웃의 손과 발이 되어서 봉사하는 구세군의 시작은 바로 어려운 자신의 삶을 미래 지향적인 정체성으로 극복한 젊은이에 의해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나의 미래 지향적인 정체성을 채워나가고 있습니까? 이제 우리 근시안적이며 과거 지향적인 정체성을 벗어 던지고 과감하고 담대하게 미래의 나의 모습을 하나씩 창조해 나갑시다. 5년, 10년, 15년 그리고 20년 후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완성되어 있을까 궁금하지 않습니까? 기대되지 않습니까? 단순한 물질적 풍요에만 만족한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이 사회와 시대에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진정한 부자, 영원한 승리자가 됩시다. 나의 미래지향적 정체성을 확립하셔서 반드시 우리 민족을 대한민국을 세계의 으뜸 민족으로 만들어 갑시다.
단국인 여러분의 가능성을 전 분명히 믿습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무한한 가능성과 꿈을 이룰 수 있는 바로 그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며 하나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강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