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뉴스


누구는 나를 바보라 했습니다.
누구는 나를 미쳤다 했습니다.
안가도 되는 것을
굳이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미쳤다 해도 좋고, 바보라 해도 좋습니다.
나는 꼭 가고 싶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
떠나보내기 싫은
부모 마음은 다 같은 것입니다.
부모님도 말리셨습니다.
친구들도 말렸습니다.
그래도 나는 꼭 가고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안경 없이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눈이 나빴습니다.
사람 얼굴 하나 분간 할 수 없을 만큼
눈이 나빴습니다.
그러나 나는 꼭 가야만 했습니다.

군 면제라는 꼬리표가
왜 그리도 싫었는지…

현대의 의학기술은 참 좋습니다.
라식수술을 하고
시력을 교정해서 나는 드디어
육군 번개부대에 왔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라 했습니다…
솔선수범해야 할 사회 지도층들.
그러나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길 거부합니다.

누구는 신(神)의 아들이라 합니다.
누구는 그런 그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압니다.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어쩌면 그들은 이미
인간이길 포기했을 지도 모릅니다.

나는 오늘도 내 조국을 위해
사랑하는 부모님, 내 누이, 내 동생을 위해
이렇게 나라를 지킵니다.
그리고 인간이길 거부한
신(神)의 아들까지도 묵묵히
지켜줄 것입니다.

왜냐하며 나는 신(神)이 아닌
작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군가는 계속됩니다.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 선
우리는 젊음을 함께 사르며
깨끗이 피고 질 무궁화 …….

2004년 9월 14일
대한 건아들의 노고를 기리며…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