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뉴스

가만히 거울을 바라봅니다.
뜨거운 액체 한 방울이
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그저 초라하기만 합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세상에 신고식을 하던 그날도,
순식간의 사고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그날도,
나는 이미 보통사람과는
다른 내가 됩니다.

일어서고 싶었습니다.
걷고 싶었습니다.
날고 싶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이고 싶었습니다.

제12회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
그 막이 올랐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앉은 자리의 불편함도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입니다.

이미 나는 경기장에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그렇게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5시간이었습니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도착한 시간 새벽 3시 30분.
한 걸음도 내딛기 전에
이미 나는 지쳐 있었습니다.

누구의 탓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억울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치기 위해 내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뜁니다.

나도 그저 평범한
애국심이 강한
다른 사람과 겉모습만 좀 다른
보통사람이니까요.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냅니다.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친구가 됩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다시는 울지 않을 겁니다.

2004년 9월 21일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기도하며…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