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뉴스

그런 날이 있습니다.
만리 타국(他國)에서의
하루가 영겁(永劫)처럼 느껴지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어머니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못난 자식은
자라서까지 이렇게
당신을 심려(心慮)케 합니다.

날마다
걱정으로 잠 못 이루실
어머니의 밤을
헤아리니
눈시울이 젖어듭니다.

평화를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황무지와 다름없는
그런 곳이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공동묘지로 변해버린 공터에서
맨발로 뛰어 노는 바이르카 마을
아이들을 보았을 때.

이 아이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희망을 잃어버려
무기력해진 사람들을
감히 동정했습니다.
소외 받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유독
무심한 모래바람이 야속하고
숨막히는 무더위도 야속합니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그립습니다.
누이의 웃음소리,
어머니의 손길도 그립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당신이 그립습니다…….

2004년 10월 11일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이툰 부대,
그들의 무고함을 기원해 봅니다.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