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뉴스

귀를 막고 싶습니다.
눈을 감고 싶습니다.
책을 덮었습니다.
펜을 내려놓습니다.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의 잣대로
틀을 만들어 놓고
그 기준으로
우리를 판단합니다.

눈을 떠도 감아도
우리 이야기들로
시끄럽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창피했습니다.
교육부를 향해 소리치는
우리의 부모님이 그러했고
우리의 선생님들이
그러했습니다.

억울했습니다.
코피를 흘려가며
열심히 공부해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쉬운 시험문제도
풍선처럼 부풀린
내신 성적도.

정권이 바뀝니다.
그래서 장관이 바뀝니다.
곧이어
교육제도도 바뀝니다.

우리는 로봇이 아닙니다.

소리 높여 목 놓아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벙어리가 아닙니다.

우리 고3 교실은
희망 가득한 교육 현장이
아니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입니다.

고민하십시오.
날개를 달아주십시오.

2004년 10월 17일
고교등급제로 또 다시
상처 받는 수험생이 없길 바라며
모든 수험생들의 건투를 빕니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