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끼는 후배 하나가
제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냐고.
그런 뜬금없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졌습니다.

순간, 너무 당황한 나머지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무언가 속 시원한 대답을
해 주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배 녀석 처음과는 다르게
눈물을 떨구더군요.
자신이 너무나 밉고 무섭다며
뭐 그리 맺힌게 많은지
서럽게 흐느끼더니
끝내 목 놓아 울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울기만 하다가
조금 진정이 됐는지
굳게 다문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끝까지 들을 수 없었습니다.
화가 나서, 이해할 수 없어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들이
입속에 맴돌아서
앉았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고
여기까지 올 줄은 전혀 몰랐다며
마치 마약처럼 자신도 모르게 빠졌고
여기까지 왔답니다.

말을 끊고 등을 찰싹 때렸습니다.
나빴습니다. 분명히 범죄였습니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렸습니다.
이들을 이렇게 만든 건 우리였습니다.

모든 것들을 학벌로 인정했고
자식에게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는 커져만 갔습니다.
좋은 대학, 나쁜 대학을
판가름 하는 우리 때문에
그들은 최후의 방법으로
도박 같은 게임에 올인 했습니다.

허술한 수능 감독,
매년 발전하는 커닝방법,
모든 수능 부정 사태,
이젠 버려야 합니다.

모든 수능 부정자 여러분
영혼을, 양심을 깨끗하고 맑게
세탁하고 나서 미소 지을 생각은
왜 못하셨는지요?
반성하십시오.

결국 그 날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우린
서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2004년 12월 5일
양심을 버리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위한 충고.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