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개인의 선택과 준비

취업이 목표라면 졸업해에 취업해라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시절이다. 매년 취업 시즌의 신문기사를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어려울 때뿐이었지만 지금의 어려움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듯하다. 졸업과 더불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가장 좋지만 다수의 대학 졸업생들은 그렇게 되지 않을 확률이 더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고, 기업이 사람을 많이 뽑지 않으면 도리가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도 들어갈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그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취업에 실패하는 사람은 나오게 되어 있다. 문제는 내가 성공그룹에 들어가느냐, 실패그룹에 들어가느냐이다. 당연히 성공그룹에 들어가야 미래가 편안할 가능성이 커진다.
성공그룹에 속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해야 한다. 원하는 회사그룹과 업종을 어느 정도 정하는 것은 당연히 생각해 볼만하다. 경제가 호황이라면 자신에게 좀 버거운 곳을 우선순위로 정하고, 차상위 그룹을 정할 수 있겠지만 불확실성이 큰 시절에는 보다 안전한 곳을 집중하는 것이 더 낳은 방법이다. 개개인의 소득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까딱 실패하면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물론 일시적인 실패를 견딜 수 있다면 좀 더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수나 백조가 되어도 이를 정서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감싸 줄 부모님이 계시다면 완벽하다. 그러나 이를 기화로 한국판 니트족이 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스로를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부모님이 재벌이라 한들 결코 달가워하시지 않을 것이다. 취업이 목표라면 졸업하는 해에 취업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일단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 해에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 있지만 가능성은 재수하는 것보다 높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지원할 회사에 대해서 공부하라는 것이다. 월급이 얼마고, 복지 수준이 얼마인지를 공부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돈으로 따진 구체적인 시장 규모가 얼마인지, 내가 그 회사에 입사한다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그 회사에 들어가서 1년 후, 5년 후, 그리고 10년 후의 모습에 대해서 잘 풀릴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를 가능한 한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상해보아야 한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중에는 이해가 가지 않을 대목이지만 매우 중요한 상상이 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느 회사에 들어간다는 것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어느 업종으로 가는지, 어느 규모의 회사로 가는지에 따라 자신의 인생 경로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 간 이동이 매우 적고 더구나 다른 업종간의 이동은 더욱 드문 편이다. 역동적인 직장에 들어가면 인생도 역동적이겠지만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곳을 택하면 자신의 성격마저 안정 선호적이고 보수적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처음 들어갈 회사를 잘 선택해야 한다.

지금의 개인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반드시 취업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고,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새겨놓을 필요가 있다. 당장 취업 자체가 아쉬운 판에 무슨 배부른 소리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면 지나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취업을 하고 회사의 일을 하는 것은 학교를 다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학생은 서비스의 수요자이지만 취업을 하는 순간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위치가 변한다. 자신이 공급하는 노동과 서비스가 급여라는 형태로 되돌아온다. 취미로 회사에 다니지 않는 한 노동의 대가가 많아야, 즉 급여가 많아야 좋은 것이다. 또 직장은 단순히 돈만 버는 곳은 아니다. 직장 상사, 동료, 후배가 생기고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학생시절의 인간관계 보다 수백 배 더 복잡하다. 자신이 만나게 될 사람, 경제·사회적 환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근무하는 회사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평생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재도전을 해야 하는데 이때 절대로 기죽지 말아야 한다. 기가 죽는다고 도움이 된다면 백번이라도 그럴 일이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기죽어서 도움 될 일은 어느 경우에도 없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법학·졸>
최욱  choica@k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