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얼음위에 우뚝 서다

‘제21회 전국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2관왕 오세종(체교·4) 선수

“제 이름을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날까지 제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릴 겁니다”

바람을 가르며 얼음 위를 달린다. 곧이어 한 선수가 결승선을 제일먼저 끊고 들어온다. 두 손을 번쩍 든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소리,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우승이다! 또 해냈다!
그는 바로 ‘제21회 전국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 2관왕에 빛나는 오세종(체교·4) 선수. 오 선수는 이번대회 남자 대학부 1500m 우승과 함께 1000m에서 종전 대회 신기록을 깨고 1분 29초 84로 우승해 스포츠 신문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멋지게 장식했다.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를 위해 열심히 탔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고 부모님과 감독님, 코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햇살이 따뜻했던 늦가을 오후 우리대학 빙상부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그동안 2003년 시즌대회우승, 월드컵 금메달,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U-대회, 유니버시아드 대회, 아시안 게임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미 쇼트트랙계에서 촉망받고 있는 선수였다.
“지난 아시안 게임을 끝내고 대표팀 선발전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선발전에서 떨어진 후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위압감과 부담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수록 마음을 다 잡고 더 열심히 운동에 임했다.
“매일 하는 운동인데도 매번 쉽지가 않아요. 스케이트는 체력운동, 기술운동까지 요하는 운동이며 스케이트 날이 매우 예민해서 베스트 날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요즘 아침, 오전, 오후 운동 등 하루에 4차례에 걸쳐 운동을 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스케이트가 잘 나가지 않을 때가 가장 속상하다는 그는 시합 전에 항상 스케이트를 부모님께 맡겨 놓는다. 그리고는 샤워를 하고 음악을 들으며 몸을 푼다.
“시합 전이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땐 목표를 생각해요. 이 고비만 넘기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스스로를 응원하죠.” 그는 그렇게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에 당당히 맞서 이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어김없이 시련은 찾아왔다.
“지난 월드컵 경기 때 시합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중간에 게임을 포기해야 했어요.” 그 때 생각이 나는지 그는 잠시 멈칫 한다. 얼음 위에서 넘어졌던 그 순간, 지난 4년간 준비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너무 허무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저 멍하니 있었죠. 그 다음날 아침이 되니까 눈물이 흐르기 시작 했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많이 울었던 그날, 그는 운동을 계속해야 하나, 그만 두어야 하나를 고민했을 만큼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다. 그렇게 찾아 온 슬럼프는 오랫동안 잠을 설치게 했고,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게 했다. 하지만 스케이트를 너무나 좋아했던 그는 곧 다시 일어섰다.

“스케이트는 저의 전부입니다. 제 삶이자, 가장 소중한 친구죠.” 그는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고, 그래서 남은 선수생활을 뜻 깊게 보내고 싶다. 은퇴 후 사람들이 ‘아~ 그 선수, 스케이트 참 잘 탔어. 열심히 탔지’라며 기억해주는 선수가 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운동하고, 웃으면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늘 노력하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며 학교에서 운동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오 선수는 미니홈피에도, 핸드폰에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적어 놨다.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그. 이번 주에 있을 대학 선수권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두길 응원 하며‘오세종’ 그의 이름 세 글자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그 날까지 더 빛나는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