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우리나라의 교육

지금 서울에선 한 고등학교의 담당 교사가 특정 학생의 시험 답안지를 대신 적어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반적인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그 학생의 아버지가 현직 검사인 것에 더욱 참담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려 놓는다고, 해당 학교는 물론이고 이 사건의 수사 주체인 검찰로서도 속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학교의 다른 교사들, 또 다른 수많은 학생들은 어떠하겠는가. 이러한 것을 지켜보는 대다수 사람들은 또 어떠한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시험 성적을 그렇게라도 올려서, 다른 학생 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서, 내신 등급을 보다 좋게 받아서, 소위 좋은 대학에 진학을 하겠다는 것인가? 설령 이것이 들통 나지않고 그들의 뜻대로 성공을 했다 치자. 또 어찌어찌해서 대학에 들어갔다고 치자. 그 뒤엔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에서도 그렇게 한다? 보통 꼬이는 인생이 아니다.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결코 그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학생을 둘러싼 주변사람들, 부모, 담당 교사들, 그들을 위한 것이다. 어떻게 그 학생 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인가. 이것이 잘못의 근원이다. 시험 전날 불안한 마음으로 소위 커닝 페이퍼를 만든다거나, 시험 시간에 감독 선생님 몰래 그 커닝 페이퍼를 보려고 두근반 세근반 하는 마음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발생했다. 어떻게 그 문제를 처리하는 가가 문제이다.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행여 언론에서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를 기다려, 또 다른 편법을 쓴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말 큰 일이다. 관습법이든 성문법이든, 법에 의해 가려져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한다. 그 책임을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더 꼬여만 갈 것이다. 그래야 그나마 아주 교육적이지 못한 일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일이다.

얼마 전 충남 대전시 교육감으로 취임한 사람이 “학교 교육에서 인성 보다는 학력 신장이 최우선”이라는 소신을 떳떳하게 밝히는 등 보통 혼란스런 것이 아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명문 대학에 얼마나 입학을 시키는 가가 그 학교의 교육 목표라는 말인데,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마음 속으로야 무슨 생각을 못하겠냐만 언론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밝혔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소위 명문 대학을 들어가면, 그 대학을 나오면 어쩔 것인가. 인생 대박이라도 맞는다는 말인가?
국가에서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 부총리가 임명된지 사흘만에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 얼마 전이다. 아직 그 자리가 비어있다. 어느 정권에서 누가 교육의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서, 교육의 근본 방향이 바뀌고 그 사람에 따라서 교육의 방법이 바뀐다면, 그런 교육이야말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교육이 될 것이다.
사람은 바뀔 수 있으나, 근본적인 것이 그때 그때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면, 계속 모두가 흔들리다가 볼 장 다 보는 것이다.
올 3월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 빛나는 졸업장을 받고 대학문을 나서는 사회 초년생들, 한 학년씩 올라가는 학생들, 그리고 대학사회 구성원 모두가 흔들리지 않는 길은 자신 만이 알 것이다. 자신 만의 길을 찾아서 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 언제나 듣기만 해도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은 소리, ‘대 ~ 한민국’. 한국 축구 월드컵 대표팀이 LA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세 차례 평가전을 치뤘다. 콜롬비아, 파라과이, 스웨덴과 싸웠으나 한 번도 이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1만 여명씩 모여서 대한민국의 붉은 전사들을 응원하는 기분은 좋았다. 지난 15일, 84년 LA 올림픽 개막식을 연 콜로시움 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찾은 2만에 가까운 한인들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고있다.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