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문제로
각국 대표들 간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인은
아담과 이브는 세계의 중심이니까,
당연히 미국인이라며 우겼고,
중국인은
미국이 세계 중심? 최근 얘기겠지,
과거엔 우리가 중심이었으니까,
중국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인은
아담과 이브는 유태인의 원조니까,
이스라엘인이 확실하다고 말했죠.

그럴 때,
돌연 북한사람이 쑥 나와 말합니다.
아니야요.
아담과 이브는 분명 북조선 공민이야요!
생각해 보시라요.
아담과 이브는 집이 없어
노숙이나 했고,
입는 것은 하나 없이 벌거벗고 살았고,
먹는 것은 기껏 나무열매나 따먹는
아주 굶주린 원주민 생활을 했시요.

그런데도 거기를
지상낙원(地上樂園)이라

우기고 있었으니,
이 세상 천지에
그런 억지가 통하는 데가
북조선 말고 어디 있갔시요?
그러니 분명 우리 북조선인이지요.
……

누군가에게 들었던 북한유머가 떠올라
더욱 가슴이 아렸던 한 주였습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북한의 核무기 보유선언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정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은 계속될 것이라
했으나 여야간 공방은 끊이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는 일제히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혹자는
이번 선언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시도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됐을 터인데.
그들은 계속 무리수를 두려나 봅니다.

오늘도 저 북녘 땅 어딘가에서
혹독한 굶주림에 울고 있을
벌거벗은 사람들을 떠올리니
저러한 말조차, 또 이러한 말조차
다 부질없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선악과는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기원합니다.
이 땅에 평화가 깃들기를……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