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이승환 4집 -‘천일동안’

10년 전, 이승환이 좋다고 했더니 “이수만 대표?”라는 반문을 여러 번 들었다. 이승환의 네임 밸류는 당시 가요계를 휩쓸던 10대 스타인 H.O.T의 기획사 대표 이름과 헷갈릴 만큼 인지도가 낮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대표음반이 아직 없었던 날의 헤프닝이다.
1995년, 그런 이승환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린 음반이 나왔다. 이승환의 4집 HUMAN은 ‘이승환=천일동안’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낼 만큼 이승환 자신과 ‘천일동안’을 대중에게 크게 각인시켰다. 타이틀곡이었던 ‘천일동안’은 이승환 특유의 가창법과 애절한 멜로디, 슬픈 가사가 어우러지면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승환은 “4집은 내 인생의 변화였지만, 사람들은 ‘천일동안’만을 계속 원하고 있어 발목 잡히는 것도 있다”라며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한 그 이후의 음반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 서운한 마음을 비치기도 했다. 발라드, 스윙재즈, 디스코, 랩 등 다양하고 새롭게 변신한 곡들과 국내외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 해 막강한 연주와 완성도 있는 녹음 기술로 팬들로부터 best of best라는 평가를 받는 4집.
이승환이 라이브의 황제인 것을 아는 정도의 센스를 가졌다면 <무적전설>에서의 ‘천일동안’도 추천해 본다. <美>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