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LA 시장을 뽑는 선거일이다.
2년마다 3월 둘째 주 화요일에 시장, 시의원을 뽑는다.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한민족이 모여 사는 이곳 LA의 시장 선거에서 한인들의 영향력이 무척 커졌다. 어느 후보도 한인 타운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당락을 좌지우지 할 차이 만큼의 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엔 한인 타운의 중심인 라디오 서울 스튜디오에서 유력한 후보 4명이 직접 찾아와 정견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한인 타운 정견발표에 불참한 제임스 한 LA시장은 지난 3일 120인 분의 떡을 싸들고 양로보건센터를 찾아 노인들에게 직접 떡을 나누어 주고 악수를 하며 자신의 지지를 부탁했다.
‘한인들의 표심을 잡아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LA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들이 3만 여명으로 추산되는 한인 유권자들의 표를 공략하기 위해 각 캠프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3일치 ‘LA Times’는 보도했다. 정견발표에 참석한 각 후보들이 한인사회에 보여준 각별한 관심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제 한인타운은 더 이상 미국 정치의 사각지대가 아니라고 했다. 이를 주도한 스테판 하 회장은 “LA시 발전에 기여한 공고 만큼 한인들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인 일본계 워렌 후루타니는 한인사회의 성장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2000년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LA시에 9만 2천여 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2만8천242명이 유권자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땐 7천여 명의 신규 유권자 등록을 했다.(보통 LA하면 LA를 중심으로 한 남가주를 말한다. 남가주 인구는 1천6백만 명 정도로 보고, 행정구역상 LA City는 300만 정도의 인구를 갖고 있는 미국 2번째의 City이다. 첫 번째는 New York City. 남가주 한인은 100만 명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이다.)
1만 표면 당락이 바뀌는 상황에서 한인의 3만 5천여 표는 무척 많은 표인 것이다.
한인 타운의 한 단체인 ‘케이 타운 정치력 향상위원회’(K-Town Political Advance -ment Committee)에서는 4일 오후, 지난달 한인타운 정견발표에서 LA폭동 한인피해자 구제안, 범죄예방 대책, 교통난 해소, 노인 회관 건설 등의 적극 검토를 약속한 안토니오 빌라레이고사, 밥 허츠버그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빌라레이고사 후보는 “한인사회의 지지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허츠버그 후보도 “한인사회 지지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인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정치력 신장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의 정견발표 때 내세운 공약들이 나열된 문서에 서명을 하고 한인사회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임을 강조했다.
리차드 최 공동위원장은 “한인사회의 이름으로 특정 후보를 공식 지원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었다”며 “두 후보 지지는 접촉한 단체, 개인의 의견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A인근의 세리토스 시의원 선거엔 김찬용, 조재길 두 명의 한인이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조재길 후보는 “30년 전 청소부로 미국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사업가의 경력을 살려 소수계 비즈니스를 적극 유치해 시의 살림을 내실있게 꾸리겠다”고 밝혔다.
일반시민의 지지만 얻으면 시의원은 물론, 시장도 할 수 있다. 표만 결집이 되면 한인의 LA 시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LA 미주 한국일보 기자>

▲ 최근 여론조사에서 3위로 나타난 제임스 한 LA 시장이 한인타운의 베벌리 양로보건센터를 방문해 노인들과 직접 악수를 하고 떡을 나누어 주는 등 친밀감을 표시하며 자신이 LA를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호소했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