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대학 신입생들은 한창 새로운 대학문화에 적응하는 시기이지만, 미국은 3월 초부터 한달여 동안 자기가 지원한 각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는 기간이다.
한국은 모든 학교에서 3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제도이지만 미국은 9월에 시작한다. 각 대학에서 올 9월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합격, 불합격 혹은 대기자 명단에 들어있다는 통지서를 보내는 시즌이다. 두툼하면 합격, 얄팍하면 불합격이라는 우편물을 기다리며 가슴 졸이는 것은 한국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지원한 대학마다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되는 최악의 경우도 있지만 여러 대학으로부터 모두 합격통지서를 받는 경우에도 나름대로 갈등과 고민을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미국의 대학은 아주 많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립대학, 주립대학, 사립대학, 그리고 4년제 대학과 2년제 대학 등을 합치면 모두 4천개 가까운 대학이 있다. 이들 학교 말고도 6천 5백여 개의 직업학교들이 더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갈 수 있는 학교가 1만개가 있다는 이야기다. 육군, 해군, 공군, 해양, 해안경비 등 5개의 사관학교들이 연방정부에서 지원을 하는 국립대학이다. 각 주에는 그 주정부가 지원하는 주립대학들이 있다. 이 주립대학들은 주민들이 납부하는 세금에서 예산과 운영비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주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적은 수업료를 낸다.
미국에는 6백여 개의 4년제 주립대학이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는 9개의 UC계열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과 23개의 칼스테이트(California State University)대학 등 32개의 4년제 주립대학이 있고, 뉴욕 주에는 SNUY(State University of New York)등 42개, 텍사스 주에는 UT( University of Taxas)등 40개, 그리고 펜실베니아에는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등 45개가 있는 한편 와이오밍 주에는 1개, 로드아일랜드, 네바다, 워싱턴 DC, 델라웨어 주 등에는 각각 2개의 4년제 주립대학이 있다. 또한 2년제의 주립대학도 1천개가 넘는다. 캘리포니아에는 1백 8개로 미국에서 가장 많고, 다음이 텍사스의 65개, 노스캐롤라이나의 58개, 일리노이, 조지아 주에 50개가 넘는 2년제 주립대학들이 있다.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지원 없이 학생들에게 받는 수업료 위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이 2천개가 넘는다.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USC, 듀크 등이 대표적인 4년제 사립대학이다. 캘리포니아에 1백47개, 뉴욕 주에 1백83개, 펜실베니아 주에는 1백3개, 매서추세츠 주에는 72개의 사립대학이 있다. 2년제 사립대학은 전체 5백개 가까이 된다.
미국의 대학은 University, College, School, Institute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Academy, Conser- vatory라는 이름도 사용되고 있다. 유니버시티라고 해서 꼭 대규모이거나 박사학위 같은 전문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 주의 Calgate University는 전체 학생 수가 2천7백명뿐이고 대학원이 없다. 칼리지라고해서 꼭 학생수가 적고 대학원이나 프로페셔널 스쿨이 없는 것이 아니다. Boston College에는 1만 4천5백여 명의 학생이 있고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원 그리고 법과대학과 경영대학 등의 전문대학도 있다. Dartmouth College는 아이비리그 학교 중의 하나로 5천5백명의 학생이 있고 의과대학, 공과대학 그리고 경영대학원도 있다. 음악대학으로 유명한 뉴욕시의 Juilliard School은 칼리지가 아니고 스쿨이라고 불리지만 석사, 박사학위까지 수여하는 대학이다.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는 그 명칭이 이공계 대학의 인상을 주지만 이공계가 아닌 분야에서도 학위를 수여하며 경영대학원도 있어 경영학 석사학위(MBA)도 수여하고 있다.
이처럼 4천여 개의 다양한 대학 중에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가는 것이다.
<LA 미주 한국일보 기자>

▲ 하버드 대학 합격 통지를 받은 백지은(LA 클리브랜드고교 18살. 오른쪽 두 번째)씨가 가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백씨는 중고교 6년간 거의 A를 유지하며 고교 3년 동안 학생회장을 지낸 것 외에 노스리지 병원 응급실 자원봉사와 어릴 때부터 익혀온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 등이 합격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