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학생의 역할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교육과정 중 최고위 학부다. 때문에 대학생들에게는 시대마다 국가·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이 있었다. 60 ~ 70년대 대학생들은 민주화의 선봉이었다. 60년대 학생들은 자유당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고 70년대는 유신치하에서 반독재 투쟁을 벌였다. 80 ~ 90년대 대학생은 산업화의 일꾼이었다. 그들은 부모세대의 가난을 떨쳐버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고 제4차 경제개발계획의 결과 80년대 초 수출 1백억 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면 21세기 정보화 시대 대학생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질문에 앞서 요즘 대학생들의 전반적인 사회 인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대학생들은 어떤 일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다고 생각할까? 군복무, 민주화운동, 세금납부, 아니면 출산-양육일까.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대학생 의식조사에 의하면 의외로 78.8%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다른 어떤 일보다도 ‘기업활동’이 국가와 사회에 가장 많이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대학생의 통일동북아 인식 및 관련 현안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04 대학생 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통일에 저해가 되는 나라’로 미국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그러나 현재 대학생들은 이러한 사회·정치적 문제보다도 취업난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이 취업학원으로 전락해버렸다는 말이 나온 것도 대학생들의 이러한 인식과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이 시대 대학생들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금 현재 한국 사회는 어떠한가. 노사간 갈등에서부터 보수·진보의 대립까지 사회 곳곳이 분열하고 있다. 빈부 차는 극심해지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의 극빈층이 늘고 있다. 못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에게는 더욱더 살기 힘든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러한 시기 대학생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는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거창하고 버거운 일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일, 내 주변의 일부터 시작 하면 된다.
이미 수년 전부터 서구의 학생운동은 봉사활동위주로 바뀌었다. 우리보다 앞서 경제난과 계층간 분열을 겪었던 그들은 사회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때문에 봉사활동을 사회통합의 시발점으로 삼았다. 대학생들은 ‘농활’을 통해 단절된 도시와 농촌 교류의 끈이 될 수 있다. 또한 ‘빈활’을 통해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대학생 봉사활동의 저력이다. 사회의 지식인 층,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주인공 들이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노력하는 일이야 말로 사회 통합의 첫걸음일 것이다. 때문에 우리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봉사 졸업인증제는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의미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대학은 지식과 인성을 갖추는 곳이다. 단순히 지식 습득을 위해 대학을 찾았다면 학원이상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학생들은 대학생활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한 사회의 지식인으로서의 따뜻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21세기 정보화 세계화 시대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지식과 교양을 갖춘 준비된 일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이 시대,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회통합이라는 커다란 역할을 제대로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회 통합형 인재가 되자.
<이지희 기자>  edelweiss31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