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께서
‘불꽃타’를 휘두르던 날, 방방곡곡에선
불길이 도깨비불보다도 더 무섭게 날아다녔지요.
그분께서 솔직히 ‘사과’ 하셔서 그 분의 행위가
화마(火魔)처럼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화마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어찌 위안이 되겠습니까?

몇 년째인가 계속 돼온 한식(寒食) 즈음의 화마.
그래서 선인(先人)들은 한식날에는 일부러
찬밥을 먹었다지요.
산에서 뜨신 밥을 먹으려다 금수강산을 태우는 것
보다야 한 끼 식은 밥이 훨씬 낫다는 선인들의
지혜가 아닐런지요.

그런데 요즈음 나들이객들을 보면 어떻습니까?
뭐 그리 먹고 살판났다고 바리바리 싸고 들고
산으로, 들로, 강으로 나가 지지고, 볶고, 끓이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습니다.
자연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방송국의
‘오늘의 요리’ 내지는 ‘요리왕 선발대회’가
휴식 년제를 맞은 깊은 산속에서도 하이에나 떼처럼
모여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화마(火魔)는
계속 될 것입니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