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단한가지 없는 것, 일요일


“사고로 신체적 장애를 가졌지만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큰 선물을 받게 됐다”

JW메리어트호텔 피트니스클럽에서 일하는 그는 지병과 수술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운동처방을 해주는 운동치료사이다.
수영선수였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어난 교통사고로 정강이뼈가 부스러지고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로 수영선수의 꿈을 접었지만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우리대학에 들어와 운동처방을 전공했다.
“입시 체육을 준비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병을 많이 얻었어요. 사고로 왼쪽다리가 오른쪽에 비해 7센티나 짧아 졌는데 무리한 운동으로 척추가 틀어지고 퇴행성관절염까지 얻었죠. 또 의식적으로 오른쪽 다리에 힘을 주게 되니까 고관절도 아프고요.”
잘못된 운동의 폐해를 절실히 깨달은 한동길 동문은 우리대학 체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원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연세대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하고 있다.
“일주일에 쉬는 날 없이 없어요. 일주일에 3번은 학교에 나가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4일은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9시간씩 일한답니다. 제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호텔측의 배려덕분이기도 하죠. 일주일에 3일씩 연차를 내서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방학 중에는 쉬는 날 없이 일을 합니다.”
완벽한 그에게 단 한 가지 없는 것은 일요일이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욕심과 완벽한 자기관리, 운동에 대한 애정만큼은 무한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운동치료사’라는 말조차 생소해요. 운동치료사의 역할은 사람들의 몸을 멋지게 만들어 준다기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건강에 대한 잠재된 욕구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죠. 즉흥적인 운동처방보다는 건강의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가 운동치료사의 길에 들어 선지도 5년이 흘렀다. 그는 사고로 장애를 얻었지만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그는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운동은 치료와 재활, 질병의 예방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영을 했지만 사고이후 수영선수의 길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정형외과는 기본이고 신경외과며 내과, 성형외과까지 재활치료를 위해 안다녀본 병원이 없었지만 의사들은 사고 후 아픔의 정도만 치료해준 정도였죠. 게다가 의사들은 제가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어난 교통사고 이후 6급 장애인 판정을 받은 그에게 의사들은 그가 다시 걷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재활치료를 통해 장애를 극복해 냈고 그런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작년 5월에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 현재 그는 운동치료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저와 같이 사고 후 후유증으로 장애를 안고 있거나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인해 생긴 합병증으로 고통 받고 계신 분들을 돕기 위해 책을 출간할 결심을 했죠. 내가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와 같은 고통을 갖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출간한 책의 인세 전액을 재활치료에 필요한 운동기구를 마련하는데 기부했다.
그는 뜻하지 않는 사고로 신체적 장애를 입었지만 덕분에 타인의 고통까지 헤아릴 줄 아는 더 큰 선물을 받았다. 자기개발에 끊임없는 완벽한 그에게 단 한 가지 없는 것은 좌절이 아닐까. 오늘도 그의 얼굴에는 오늘도 웃음이 지워지지 않는다.
<홍혜승 기자>  lovelovehong@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