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은 미국에선 어머니날(Mother''s Day)이다. 한국에서도 어머니날로 지내오다 언제부터인가 슬쩍 아버지까지 끼어 어버이날로 지낸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곳 미국의 한인 타운에서도 많은 어머니날 행사가 열린다.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밸리 양로보건센터(원장 이종석)는 지난 6일 ‘어버이날 기념 큰잔치’를 열었다. 200여명의 노인이 참석한 행사에서 90세 이상 장수 노인 13명에게 축하선물을 증정한 뒤 다양한 여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보건센터 직원들이 일과 뒤 틈틈이 준비한 노래와 단막극 등 축하공연을 해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김진희 부원장은 “직원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면서 즐거웠는데, 어버이날 노래를 부를 때 어르신들 눈가에 이슬이 맺힌 것을 보면서 큰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벨 양로병원에서도 6일 99명의 한인 노인을 대상으로 효도잔치를 열었다. 이날 잔치에서 달리다굼 선교회는 고전무용을, 베데스다 신학원은 음악공연을 펼쳐 한인 노인들에게 한때나마 즐거움을 선사했다. 효녀상, 효자상, 장한 어머니상 등 시상식을 갖기도 했다.
‘자랑스런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3명의 자랑스런 한인 어머니가 LA시 노인국이 선정하는 올해의 어머니 상을 받았다. 헬렌 김(86살)씨, 이연주(73살)씨, 박정애(85살)씨 등을 포함해 모두 16명의 ‘올해의 어머니’를 선정했다.
헬렌 김씨는 1950년 남편을 잃고 1954년 미국에 온 뒤 정신과 의사로 4명의 아들을 키우면서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였다. “미국에 처음 와서 영어가 서툴 때는 힘들었지만 영어에 익숙해진 뒤에는 어디를 가도 칭찬받고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자식들도 훌륭하게 자라줘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연주씨는 자폐증과 강박장애를 앓고있는 막내딸 마가렛씨를 사랑과 부단한 노력으로 그녀의 꿈인 피아노 콘서트를 열게 해 주었다. 지난 세월을 회상할 때 주변의 편견과 가족이 받을 상처를 걱정해 마가렛을 숨겨왔던 시절이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마가렛이 고등교육을 받게 하기위해 직접 딸과 함께 칼리지를 다니기도 하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한 자랑스런 어머니라고 남편은 치켜세운다. 콘서트를 통해 세상 밖으로 마가렛의 존재를 드러낸 뒤 자신과 가정이 진정한 평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가정에서 어머니가 갖는 역할이나 가치를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마는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미국에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시간은 돈이라는 말이 나온 곳이니 말이다. 어머니로서의 일도 돈으로 계산해 낸 것이다.
가사에만 매달리는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노동 가치는 연봉 16만 달러가 넘는다는 것이 노동 전문가의 분석이다. 웬만한 고소득 전문직의 연봉을 넘어서는 것이다. 구직 전문사이트인 샐러리닷컴이 노동전문가들을 인용, 발표한 전업주부의 노동 가치는 1년에 16만 4,337달러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명의 학생 자녀를 주부가 주당 100시간의 노동을 하는 것을 기준으로 어린이집 교사, 차량 운전기사, 가정부, 요리사, CEO, 간호사, 집 수리공 등의 평균 연봉을 적용해 이와 같은 수치를 계산해 냈다고 한다. 이들은 주당 40시간의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전업주부 어머니의 연봉을 5만 4,326달러로 산출했으며, 여기에 60시간의 초과 근무수당 11만 11달러를 합해 총 16만 4,337달러의 가치를 추산해 낸 것이다.
여러분들의 어머니는 얼마만큼의 일을 하실까? 스스로 생각해 보시길.
<LA 미주 한국일보 기자>

▲ LA 한인 타운 인근 굿사마리탄 병원에서 지난 5일 앤드류 리카 병원장이 신생아병동에서 4일 밤 첫 아들을 출산해 어머니가 된 크리스틴 리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이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