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 평가에서 ‘교사’도 예외일 수 없다
동료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참여해 교사의 수업활동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의 실시를 둘러싸고 교육계 안팎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일‘교원평가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이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 66개 초·중·고교에서 시범실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교원평가제란 기존 경력위주의 평가방식에서 교육활동이 우수한 교사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교사 평가방법은 통일된 평가기준으로 교장 및 교감이 교사를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업에 충실해야 할 교사들이 정작 수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승진에 필요한 연수 등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이를 보완하고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승진에 반영되는 요소를 없애고 학교 내의 자율 기준에 따라 동료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다면평가 제도인‘교원평가제’ 를 빠르면 오는 2007년부터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즉, 과거의‘인사관리형’ 평가제도에서‘능력개발형’의 평가방식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기업과 공무원 등 모든 분야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교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며 교원평가제 도입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쟁점의 확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교원평가제 도입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교총과 전교조가 주장하는 평가방식이 달라 교원단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교총은 교원평가제 대신 현행 근무평정제도를 개선하자는 반면 전교조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종합평가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학부모들은 교원평가의 실시를 적극 찬성하면서도 평가의 영역을 단순 수업활동에 국한하기보다 학생지도와 학급경영, 특별활동과 비교과영역의 내용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안을 한 단계 뛰어넘는 제3의 대안까지 내놓은 상태이다.

시범운영기간 거쳐 제도보완해야

교원평가제도의 실효성은 인정하지만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교원평가제의 취지는 좋지만 자칫 인기위주의 수업으로 교육방향이 왜곡되거나 학교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는 교사의 순위를 매긴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교사 스스로가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참다운 평가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
또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가 평가의 결과가 승진, 승급과 무관한 ‘반쪽 짜리 평가’ 라는 것이다. 일본의 교원평가가 부적격 교사를 판별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과 독일, 호주 등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역시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와 보수, 승진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부적격 교사퇴출에 직접적인 반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교사에 대한 처벌은 교원평가와는 별도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평가에서 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적합하다고 평가되는 교사에 대해서는 적절한 권고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시범운영 기간 내에 각 단체의 조율이 필요하며 제도상 보완해야 할 점을 초기에 발견하고 갈등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원평가제 반드시 필요

교원의 전문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교원평가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교직단체들의 설득력 없는 교원평가 거부는 교육의 질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권익보호에만 급급하다는 국민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새 제도의 도입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정부는 교육 서비스 제공자의 질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교원평가제도가 교원의 능력과 이미지 향상은 물론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교사,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정부가 교육공동체를 이루고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혜승 기자>  lovelovehong@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