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의 오후.
무심코 스치던 눈길이 멈춘 곳은 TV 앞,
크나 큰 글씨의 ‘뉴스속보’ 자막이었습니다.
정규방송 조차 중단시킨 방송 3사 뉴스에서는
긴장한 듯한 모습의 아나운서가
평소보다 다소 큰 목소리로 뉴스를 읽어 내려갑니다.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던 조용한 바닷가에는
조금 전까지의 평온한 모습은 사라지고
팽팽한 긴장감과 감정이 격해진 사람들의
높아진 언성만이 오고갑니다.
장어잡이를 나섰던 통발어선이 지름길로 돌아오다가
일본 경제적 배타수역을 넘어간 것입니다.

일본 순시선은 경계선을 넘어온 신풍호를 쫓아오고
놀란 신풍호는 도망을 가다가
결국은 발목을 잡힙니다.
폭력을 휘두르고 공포탄까지 쏜 그들에게서,
39시간 만에 신풍호는 울산장생포항에 돌아왔지만
한·일간의 합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서해바다에선 중국에게, 동해바다에선 일본에게 잡힌
우리나라의 어선.
그러나 잡힌 것은 비단 어선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존심과 힘 없는 정부였습니다.
교과서 왜곡과 독도영유권 문제까지 대립된 이 때,
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