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입학을 하든 혹은 다른 일을 하든, 술과 담배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고등학교 때나 더 빠르면 중학교 때부터 벌써 담배와 술을 호기심에라도 한번쯤은 해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금 40대 정도의 연배에 있는 사람들은, 어렸을때 어른들의 심부름으로 주전자를 들고 동네 가게에서 막걸리를 받아오거나, 막소주를 외상으로 사오거나, 담배 심부름을 한 기억이 새로울 것이다. 또 제사가 있는 날이면 아이들에게도 음복이라고 제상에 올렸던 술을 한잔씩 하라고 했던 적도 있다. 그만큼 우리들은 어릴때 부터 술과 담배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다.
미국에선 술과 담배는 아주 까다롭다. 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만 20세 전에는 술과 담배를 살 수가 없다. 판매하는 곳에서는 팔 때마다 반드시 생년월일이 나타나있는 증명서(보통 운전면허증. 만 16세가 되면 운전면허증을 딸 수가 있다. 물론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자동차를 몰 수가 있다. 10학년(고교 1년) 정도돼는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은 한동안 자동차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를 보자고 해야한다. 법으로 정해져있다.
가끔 함정단속(나이는 먹어 보이지만 20세가 채 되지는 않은 아이들을 시켜 술이나 담배를 사는데 아이디를 보여 달라고 하지도 않고 판매를 하면, 곧바로 단속반이 들이닥친다.)을 벌이기도 한다. 걸리면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본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꼭 보자고 한다.
미네소타 주에선 만 21세가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 자정이 넘어서면서 대학 캠퍼스 안 술집에서는 젊은이들이 몰려 술을 마신다. 특히 21세를 맞는 학생들은 자정이 지나면서 술을 마구 마신다. 21세가 된 직후의 몇 시간을 ‘파워 아워’(Power hour)라고 부른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파워 아워를 소개했다. 미네소타 대학에 다니는 20세의 스티브 존슨은 오는 8월, 21세가 되기를 무척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존슨은 대학 구내 술집에선 마실 수가 없을 것 같다. 대학생들의 과음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미네소타 주와 노스다코타 주에서 이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 주지사는 21세가 되는 젊은이들에게 당일 아침 8시까지 캠퍼스에서 술을 팔지 못하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밤새워 술을 마시고 아침까지 흥청대지 못하도록. 노스다코타 주는 이미 지난달 동일한 법을 만들었다. 젊은이들은 현명하게 술을 마시는 방법을 몰라 폭음으로 몸을 망친다는 것이 입법취지이다. 지난해 8월 미네소타 주립대의 제이슨 라인하트는 친구들과 21세 기념 술을 마셨다. 어머니는 절대로 과음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제이슨은 과음의 위험성을 알았고 같이 마실 친구들이 자신의 과음을 막아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친구들도 술을 자제하지 못했다. 제이슨에게 신경을 쓸 처지가 되지 못한 것이다. 제이슨은 자는 도중에 사망하고 말았다. 폭음으로 인한 죽음이다.
얼마나 어떻게 술을 마셔야 할 것인가는 스스로 판단해야할 일이다.
조금 있으면 여름방학이다. 무슨 일을 하든, 죽지는 말자.
<LA 미주 한국일보 기자>

▲ LA인근 라구나비치 블루버드 캐년 로드 부근에서 지난 1일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주택 수십채가 무너져 내렸다. 고급 주택가인 라구나비치의 수백만 달러가 넘는 28채의 집이 완전히 붕괴되거나 부분 파손이 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주민 4명만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 다행이 사망자는 없었다. 라구나 경찰국에 따르면 1일 새벽 5시쯤부터 진동의 징후를 보였으며 6시가 되기 직전에 “이웃집이 무너지고 있다”는 첫 신고를 받았다고 한다. 산사태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겨울철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화돼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근 주택 3백45채의 주민 1천여명에게도 긴급 퇴거 명령이 내려졌다. 미국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지만 죽는 사람은 없었다. 미국은 산사태가 나도 사람이 죽지 않지만 음주로 사람이 죽기도 한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