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1862년, 버지니아의 레파하녹크 리버 전투는 미국 남북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북부 연합군 1만 2천 명, 남부동맹군 5천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 전투에서 양쪽 진영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고 낮에는 전투를, 밤에는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양쪽의 군악대가 매일 밤 음악회를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북군의 군악대가 아주 특이한 음악을 연주했다. 그 음악은 흔히 대단한 곡으로 인정된 곡도 아니었고, 그 날의 연주가 특별히 훌륭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단순하기 그지없는 멜로디가 그 밤 조용히 북군 진영에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멜로디는 바람결의 새털처럼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그리운 가족이나 연인에게 편지를 쓰고 있던 군인들은 사무친 그리움에 텐트 밖으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이 멜로디는 강 건너 편에 있던 남부군 진영에도 울려 퍼졌고, 그들은 상대방이 적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강으로 뛰어나와서 서로를 얼싸안고 모자를 하늘로 높이 던져 올리며 환호했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프랭크 막심은 이렇게 말했다. “다들 미쳤다” 고. 전쟁은 사라지고 오직 조국과 동포애만 남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즐거운 나의 집’ 의 멜로디는 서로의 적대감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변화시켰고 그 감동은 우리의 어린시절 추억을 수놓으며 아직까지도 잔잔히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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