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메가톤급 후유증

‘세기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아직도 파악이 제대로 안된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메가톤급 후유증을 안겨주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뉴스의 중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피해는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닌 관료주의로 인한 인재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카트리나의 위협은 거의 예견됐고, 예방이 가능했음에도 테러리즘에만 전전긍긍한 채 자연재해의 위험을 무시한 연방정부와 전체적인 대피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주정부의 안이한 판단과 태만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가들은 지적한다.
마이클 처토프 조국안보부 장관은 카트리나가 멕시코만 해안에 상륙한지 하루가 지나서야 국가대응책 수립에 나섰다. 수해지역인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뉴올리언스시 당국은 카트리나가 들이닥친 상태에서 허둥지둥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또한 처토프 장관,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해관리청장, 레이내긴 뉴올리언스 시장 등이 서로 엇갈리는 명령을 내려 큰 혼란을 부채질 했다. 그러나 여론의 창끝은 대통령 부시를 겨누고 있다. 뉴올리언스가 물바다가 되고 무법천지가 된지 하루가 지나서야 휴가지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온 그가 소위 ‘아래쪽’에 책임을 떠넘기고 건성건성 피해지역을 둘러보는 등 사태파악을 전혀하지 못한 듯한 행동을 해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아직도 가늠하기가 힘들다. 9일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뉴올리언스 284명, 미시시피 201명, 플로리다 17명 등 500명 선이나 최대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 침수지 사체 수습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루이지애나주 정부는 25,000개의 사체 수습용 자루를 준비했고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사망자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21세기 최초의 오일쇼크로 기록될 유가 100달러의 암울한 시대를 여는 경제적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한국도 태풍 ‘나비’가 할퀴고 지나간 뒤‘카눈’이 올라 온다고 한다. 나비의 피해가 가장 심한 울릉도는 피해구역이 너무 넓어 아직까지 집계를 다 못할 정도로 그 상황이 심각하고 서면 구암리 등 일부 지역은 교통이 끊겨 복구를 시작 조차 못해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섬 전체가 쑥대밭이 돼 피해 복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피해 규모가 워낙 커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 복구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나 교통이 끊겼던 울릉일주도로는 14개 노선은 소통이 되었지만 북면 현포 나리 등은 응급 복구에만 1주일이 더 걸릴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하고 있다.
예상되는 자연재해는 확실히 예방을 하고, 피해를 당했을 때 신속한 대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 카트리나 이재민 300여 가구(1,000명)를 수용할 임시 숙소가 LA인근 벨시(Bell City)에 들어선다. LA 한인 박정원씨가 숙소 건설 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재민을 위한 의료 지원과 정신상담, 구직 알선, 어린이 학교 등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할 예정이다.
진천규  okjin@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