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길

세상과의 마주침. 대학이란 곳을 다니면서 나는 세상과의 경계 속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기묘하게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에 던져졌음에도 사회와는 떨어져 있고, 가족의 보호를 벗어나 있으면서도 가족의 울타리 안에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상황이 그렇단 이야기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자본주의의 시스템 안에 철저하게 순응하는 우리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주위의 사람들을 압박하는 것은 물질의 힘이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초등학교의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커서 위대한 무엇인가가 되고 싶었다. 내 주위의 사람들 역시 위대한 무엇인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을 거쳐 우리는 물질을 향해 달려가는 지치고 소시민적인 존재가 되었다. 김춘수 시인이 ‘꽃’이란 시에서 역설한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고 싶다는 구절의 의미는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획일적인 모습, 그리고 기계적인 모습이 되가는 나를 보면서 뭉크의 ‘절규’가 떠오른다. 농담반 진담반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다 라고 부르짖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우리는 그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최소한의 그것, 즉 내가 속한 사회의 부조한 모습들을 본다는 것은 어떤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힘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주어진 것에 순응해야 하는 소시민적인 모습을 이야기한 ‘Text 서울’을 읽으면서 지금 사회도 여전히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울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들이 가지는 힘이 소시민적인 현실 속에 전부다 소진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허무한 세계에서 허무하다고 느끼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말하고 본다는 것은 그 세계를 극복하려는 의지다 라는 어떤 평론가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단대신문이 사회와 우리의 모습을 보다 극명하게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정확한 현실. 학생과 학생회 그리고 학교와의 관계, 취업에 대한 기사라면 그것이 가지는 현실적인 문제, 아울러 학교에 대한 자랑이 아닌 문제점들. 그런 것들이 보다 발전적인 것으로의 모색이라고 생각한다.
전유준<국문·4>
전유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