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신인왕·한국시리즈 MVP
삼성라이온즈 오승환 (스포츠과학부·05졸) 동문

지난해 우리 대학 야구부를 2관왕으로 이끈 주역. 하지만 그에게도 팔꿈치 수술이라는 크나큰 시련이 있었다.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도 행복”

‘2005 한국시리즈’는 푸른 사자들의 치열한 승부 본능이 눈부셨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갈퀴와 날카로운 발톱을 자랑했던 오승환 동문이 MVP(Most Valuable Player)와 정규리그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이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처음있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오승환 동문은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뽑힌 소감을 “조금 좋았고, 담담했다”라고 말하며 아직 자신의 유명세를 실감하지 못한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의 부모님도 “수고했다”는 짧은 칭찬의 말이 전부였다고 한다.
마운드에 서서도 그 특유의‘담담함’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드러나 그야말로 타자의 방망이를 꽁꽁 얼려 놓는다. 오승환 동문은 올 정규시즌에서 승률(0.909) 1위, 탈삼진(115개) 5위, 세이브(16세이브) 6위의 성적을 올렸다. 사람들은 그의 플레이를‘완벽’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시합에 나가면, 그저 이기겠다는 생각 하나만해요.”
그의 인생에서도 야구는 유일하다. 야구 외에 다른 것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고, 야구를 시작하면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야구에만 집중했다.‘하나’만 알고 살아온 그는, 이제 한국시리즈에서‘첫 째’로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저에게 있어서, 선동렬 감독님의 팀에서 뛰고 있는 것은 영광이죠.”
오승환 동문은 삼성라이온즈의 감독님과 코치님, 모든 선수가 함께 이룬 우승이며 그분들이 있었기에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특별히 어릴 적부터 선동렬 감독의 시합은 꼭 챙겨 보며 그를 모델 삼아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체력장을 했는데, 그 때 멀리던지기 종목에서 제가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담임선생님께서 야구를 해 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야구공을 처음 손에 쥐게 된 오 동문은, 기어이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딘 첫 해 한국시리즈를 손에 쥐었다. 오승환 동문은 지난 2004년 대학야구춘계리그 우수투수상과 추계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이미 가능성을 보였다.
“대학 때와는 다르게 프로에서는 시즌에 매일 시합이 있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요.”
모든 운동선수가 그렇듯 가장 주의하는 것은 부상이다. 고등학교 선수 시절 허리부상으로 글러브를 벗어야만 했던 그다. 눈에 띄지 않게 대학에 진학해 다행히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었지만 곧 오른쪽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아야만했다. 그 때문에 대학 선수 시절 내내 주목 받지 못하다 4학년이 돼서야 제 기량을 낼 수 있었던 터라 사람들은 그의 두각에 더욱 놀라는 것이다.
“사실 저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몸이 아파서 그것조차 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성적은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항상 처음 프로에서 뛰었던 그 마음과 자세를 지켜갈 거예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무서운 힘. 투수로서 흠 잡을 데 없는 그의 모습은 지난 시절의 아픔을 이겨낸 굳은 의지와 성실함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얻은 나흘간의 휴가는 언론사 방문과 행사에 정신없이 보내 아직 집에 가보지 못했다. 지금은 다음 달 열리는 코나미시리즈를 위해 훈련에 들어갔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글의 왕이 된 라이온킹처럼, 앞으로도 그의 방패가 정글 속 누구의 창보다 강해지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조영리 기자>
diadiadl18@dankook.ac.kr
<조영리 기자>  diadiadl18@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