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이 살아남는 시장

내가 첫투자를 했을 때가 1999년도 말과 2000년도 사이로 기억된다. 한창 코스닥이다 머다 난리였으니, 젊은 끓는 피가 어찌 가만히 있었겠는가? 경제신문이야 항상 읽고 있었던 터라 나름대로 실물경제는 자신하고 있었는 바 시작한 그 증권가의 첫발이, 매우 쓰디 썼음이 여전히 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다.
요즘의 로또 열풍처럼, 그때 역시 한창 코스닥 열풍이 뜨거웠을 때였다. 신문광고에서도 `코스닥이 머예요` `힘내라 아줌마`등 그 때의 열기를 잘 반영해주고 있었다. 주식을 모르면 대화에서 바보취급 당할 그때 나는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모아놓은 아르바이트비등을 과감히 투자했던 것이다.
결과는 어땠냐고? 첫부분에 말하지 않았던가, 매우 쓰디 썼다고...
나의 땀이 베여있는 돈이기도 했지만, 그 돈은 지금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준 귀한 수업료로 쓰였기에 나는 아직도 그때의 투자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비싼 수업료를 내고 깨달은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것은 바로 주식시장이라는 곳은 5%만이 살아남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장세를 떠나서 결과적으로는 참가자의 5%만이 이익을 보는 곳 그 냉혹한 현실이 바로 여기에 있다.
왜 초보자들이 겁도 없이 증권시장에 덤벼서는 안되는가? 그것이 바로 중요한 5% 룰이라는것이다. 비록 통계치이기는 하지만 그정도로 매우 위험하고 성공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집어보면 시장에는 수많은 투자자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극소수, 몇몇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백날 들어봐야 자신이 직접 느끼고 겪어보지 않으면 그 고통과 깊이를 알지 못한다. 나 역시 그래야만 했었다. 내가 처음에 투자했던 기업은 바로 현대건설이었다. 나름대로 건설파동 견주어가며 나의 선택을 믿었지만, 그후 왕자의 난이다, 현대부도설 등 현대그룹주에 경영악화와 더불어 자금난 등으로 쭉 미끄러지는 시세를 보고만 있었어야 했다. 생각해보면 나의 첫 투자는 매우 긴 장기 투자였다. 아마 1년 넘게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주가를 보면서 마치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망할 것 처럼 느껴졌던 때도 있었고 결국 나는 원금의 절반을 까먹고 나서야 비로소 매도할 수 있었다, 그것이 나의 인내심의 한계였나 보다.
그런데 아주 우스웠던것은 그때의 나의 수익률이 결국은 시장수익률을 상회한 것이었다. 왜냐고? 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절반 이상 하락했고 수많은 종목들이 그 이상으로 빠졌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첫 증권가 입문은 시작되었고 , 지금도 나의 머리속에는 항상 5%의 진리를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원일 <국문·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