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52

이승철 8집 ‘Reflection of Sound’

화이트 와인의
상큼함이 녹아있다

데뷔한지 21년이 된 가수 이승철. 라이브의 황제, 절대음감의 소유자, 신이 내린 목소리 등 이승철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러한 그가 8집 ‘Reflection of Sound’를 내놓았다. 이번엔 어떤 신예 작곡가들의 곡을 담았는지 음반발매 전부터 관심을 모은 앨범이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랑받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듣기 좋은 편안한 음악’ 때문이리라.
그의 편안한 음악 뒤엔 가벼운 술과 맨발, 촛불이 있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편안하게 불러야 듣는 사람도 편안히 들을 수 있다는 지론에 따른 그만의 방법이다. 7집에서 레드와인을 애용했다면, 이번 8집 녹음엔 주로 화이트와인을 마셨다는데 화이트와인의 부드럽고 깊은 맛이 그대로 앨범에 녹아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소리쳐’는 물론이고, 나머지 10곡 모두 버릴 수 없는 곡들이다. ‘소리쳐’는 홍진영 작사, 작곡으로 이 또한 신예 작곡가이다. 단순한 가사이지만 그 가사는 애닮은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팬클럽 모니터 투표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시계’는 쌀쌀한 가을밤에 들으면 좋다. 단 한 번에 녹음을 마친 ‘저..있잖아요’, 기타와 피아노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Annie’ 등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곡들뿐이다.
그의 음악이 좋은 이유는 그의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섬세한 감정의 표현은 한 편의 영화 대사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레드와인과 달리 떫은 맛이 없고 상큼하고 깨끗한 맛을 가진 화이트와인. 그가 화이트와인을 마시고 녹음을 해서일까. 이승철의 8집 음악은 향기 그윽하고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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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