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62

Edith Piaf의 ‘La Vie en Rose’

고뇌와 슬픔이 묻어 있는
장밋빛 인생

사랑하는 남자를 바라보기만 해도 눈길은 밑으로 내려가고 마구 뛰고 있는 심장의 소리를 느끼고…. 이 샹송의 노랫말을 듣고 있노라면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이 생각난다.
인생이 온통 장밋빛으로 보이는 여자. 노래를 부른 에디뜨 피아프(Edith Piaf)의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은 노랫말을 한층 더 살린다. 과연 그녀는 정말 장밋빛 인생을 살았을까.
Edith Giovanna Gassion이 본명인 그녀, 떠돌이 서커스단의 곡예사인 아버지, 3류 가수인 엄마사이에서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버려졌다. 어려서부터 안락과 평화라고는 모른 채 온갖 가시밭길을 걸었다.
카바레 주인인 루이 르프레가 거리에서 노래 부르며 잔돈푼을 벌던 그녀를 무대에 서게 해주고 1m50cm가 채 안되는 그녀의 작은 체구를 가리켜 ‘피아프’라는 애칭을 붙였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고뇌에 가득 찬 그녀의 목소리는 삶의 고뇌를 겪은 그녀의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리라.
폭발적으로 인기가 오를 때 만난 이브 몽탕을 가수로 나서게 해주고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서 성공을 시키며 ‘그가 나를 안고 속삭일 때는 세상이 온통 장밋빛으로 보이지요’라며 이 노래를 선물 하였건만 그는 떠났다.
그 후 권투선수 마르셀 세르당을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하지만 그는 비행기 추락사로 세상을 떠난다. 가수 쟈크 필스를 만나 뉴욕에서 결혼했다 4년 만에 이혼하고 20년 차이의 그리스 출신 테오 사라포를 만난다. 네 번의 교통사고를 겪고 몸에 병을 안은 채 죽음을 앞두고 시작한 마지막 사랑이었다. 불행, 비극, 수많은 스캔들, 알코올 속에서 살아간 그녀다. 하지만 노래에 관한 열정만은 적어도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르던 그 순간만은 장밋빛이었을 것이다.
영화 <프렌치 키스>의 마지막 두 남녀가 키스하는 장면과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햅번이 편지를 쓸 때 이 음악이 흘러나온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그 순간은 온통 장밋빛인 모양이다.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며 장밋빛 인생을 꿈꾸어 보는 것을 어떨까. <美>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