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66

인순이의 ‘거위의 꿈’

거위는 헤엄을 잘 치지만 멀리 날 수 없는 새다. 그런 거위의 눈에는 푸른 하늘을 향해 멀리 나는 꿈이 담겨 있다. 거위의 꿈은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당당한 의지와 일맥상통 한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열정의 디바’ 인순이의 ‘거위의 꿈’은 이 곡을 부른 그녀의 영상이 화제가 돼 팬들의 요청에 힘입어 디지털 싱글로 제작, 정식 발표한 곡이다.
사실 이 곡은 김동률, 이적의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이 97년 발표한 앨범 ‘Carnival’의 마지막 트랙에 수록됐던 곡으로, 발표 당시에도 큰 인기를 얻었으며 최근 인순이 덕에 또 한 번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인순이’이기에
더 아름다운 ‘거위의 꿈’


인순이는 한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애창곡이었던 이 곡을 두고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어주던 친구와 같은 노래’라고 이야기했다. 이 곡의 노랫말은 어린 시절 남과 다른 외모 때문에 온갖 눈총에 시달려야 했던 인순이라는 한 여자의 자서전 같아, 그녀의 노래는 듣는 이의 가슴에 더욱 찡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녀가 이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눈물짓고 슬퍼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꿈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라는 노랫말처럼 희망을 갖고 세상 앞에 당당히 맞서자는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데뷔 30년. 열정적인 여가수, 정말 노래 잘 하는 가수였던 그녀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감동을 주는 가수로 다시 한 번 우뚝 섰다.
무대 위에서, 무릎을 꿇고 눈시울을 붉히며 관객들과 하나가 돼 합창하는 그녀의 ‘거위의 꿈’은 가슴으로 전해지는 감동 그 자체이다.
<珍>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