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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불어닥치는 ‘강의평가 공개제도’바람
적절한 도입? 아직은 시기상조?


최근 학생이 자신이 해당 과목에 대해 종강 후 평가한 점수내역을 공개하는 '강의평가 공개제도‘ 가 대학가의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강의평가’란 어떤 과목을 수강한 학생이 해당과목의 수업진행에 대해 좋았던 점, 개선해야 할 점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학기 수업을 더 나은방향으로 이끌도록 하는 제도로 대부분의 대학은 강의평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동국대에서 강의평가를 공개하기로 한 것을 기점으로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 한해 강의평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며 서강대 등도 강의평가 공개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논의중에 있다.

강의평가 공개제도 도입 시 학생들이 수강하고자 하는 강의에 대해 그 과목을 이미 수강한 학생들의 의견과 평가를 알 수 있어 그 다음학기 강의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교수들로 하여금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영도 동국대 총장은 한 신문기사에서 “교육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철저하게 고객이 원하는 바를 중심으로 판단할 때 이뤄질 수 있다”며 “학생에게 더 나은 상품을 고르게 하기 위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공개의 타당성을 밝힌 바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강의평가 공개제도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국대에 재학중인 손원정(패디·1)양은 “강의평가를 공개하면 평가내용을 보고 좋은 점수를 반은 수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수강신청기간이 다가올 때마다 다양한 과목들 중 어떤 과목이 좋은 과목인지, 어떤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공개제도를 실시함으로써 그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아 찬성이다”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반면 강의평가 공개제도는 자칫하면 교수들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대다수의 교수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강의평가를 공개하기로 한 목적은 강의평가공개를 통해 교수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것이지만 강의평가로 인해 특정과목에 학생들의 편중현상이 심해질 수 있고 다른 강의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강의평가 공개제도가 교수파면의 간접적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연 강의평가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나’하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선 강의를 평가하는 기준이 학생들 개개인마다 다르고 일부 학생들의 경우 강의평가 답변에 대충 답변하거나 아예 강의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강의평가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강의평가 공개제도 실시에 찬성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강의평가점수를 공개해 그 평가점수를 다음학기 수업에 반영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양질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도입은 적절하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강의평가 공개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 미흠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강의평가에 임하는 학생 개개인이 공정하고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강의를 평가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