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컨버스화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이 하얀 스니커는 올해로 100주년이 됐다. 젊은시절 마르퀴스(Marquis M. Converse)는 남녀노소 신을 수 있는 대중적인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후 컨버스는 테니스 용 컨버스화를 개발했으며 미국에서 농구가 붐이 일 무렵 All star라는 농구화를 개발했다. 그 때 마르퀴스는 알았을까. 그가 만든 이 날렵하고 잘빠진 스니커가 지금까지 전 세계 180개 국가에서 10억 켤레가 팔리고 있다는 것을.

컨버스의 고무창 신발은 애초에 방한용으로 만든 것이지만 땀 흡수율과 활동성에 우수해 매일 4천 켤레의 신발을 생산해 내며 스포츠스타들과 헐리웃 셀레브리티들을 중심으로 전 미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1918년 Akron Firestones의 Charles H, "Chuck Taylor" 라는 농구선수는 All Star신발을 컨버스로부터 후원받았고, 이것을 신고 미 전역을 돌며 농구를 소개했다. 그 후 컨버스는 속도감과 경쟁력 있는 경기, 그리고 팀 정신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팀으로 유명한 한 농구팀을 위하여 농구화를 만들었고, 1921년에 척 테일러의 올스타 컨버스가 발목 지지대를 보강한 디자인으로 60년 미국의 농구 역사의 문을 열게 된다.

그리고 2년 뒤 척 테일러가 강연한 놀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농구클리닉에서 그의 사인이 올스타 컨버스의 패치에 들어가게 됐으며 그 뒤로 ‘올스카 척 테일러 컨버스’라는 명칭을 달게 됐다. 컨버스가 후원한 뉴욕르네상스 농구팀은 이 컨버스를 신고 2588승 639패라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으며 30대까지의 농구열풍에 힘입어 전 미국의 희대의 아이템으로 떠오른다.

척 테일러 컨버스가 전국의 학교와 프로농구의 공식제품이 되면서 농구와 컨버스는 동의어가 됐으며 동시에 컨버스의 기록적인 제조노력은 미국의 ‘E for Excellence’ 라는 우수 상표를 얻게 했다. 1936년 농구가 올림픽 공식 경기로 채택 됐을 때 척 테일러 컨버스를 신은 미국팀이 캐나다를 19대 8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뒤로도 컨버스는 미국 전역의 수많은 프로농구팀에게 선택됐으며 전쟁 때는 모든 군인이 신병훈련소에서 이 신발을 신었다.

컨버스의 특징 중 하나는 기본적인 모양을 토대로 다양한 색상이 나온다는 점인데 여기는 원래 검은색이었던 척 테일러 컨버스를 신었던 농구선수들이 다양한 색상들을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컨버스는 운동화가 아니었다. 컨버스는 그냥 컨버스로서 하나의 독립적인 패션아이템이자 스포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컨버스는 지금의 나이키나 아디다스보다 다양한 기능에는 떨어지지만 실용성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었고 청바지와 스커트 심지어 정장에까지 매치가 되면서 최고의 패션아이템으로 등극했다.

1969년 컨버스의 영혼으로 불리던 척테일러가 사망했지만 지금까지 그의 이름은 신발역사 상 가장 위대한 컨버스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농구역사의 절반이상을 함께하며 지금까지 사랑받는 컨버스가 올 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이 저렴한 신발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울린다는 것은 척 테일러가 스포츠는 모두의 것이라고 외쳤던 평등함에 준한다.

컨버스는 결코 도도한 신발이 아니다. 국가를 아우르며 세계 패션계를 주도하는 아이콘들이 높은 하이힐에도 기죽지 않고 이 신발을 신는 이유는 컨버스가 인간적인 신발이기 때문이다. 때가 더 탈수록 땀이 더 많이 밸수록 더 빛을 발하는 이 신발은 오래될수록 좋다는 와인과 친구같은 존재로 오늘도 고단한 우리의 발을 위해 고무창의 푹식함을 제공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