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양 캠퍼스에 민자기숙사 1기가 완공되면 2000여 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되는 민자기숙사는 시설부터 운영까지 민간에 맡겨지고 관리, 감독만 대학이 맡는다. 본지는 우리대학에 민자기숙사가 들어서기 전, 타 대학은 민자기숙사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2일 건국대학교 민자기숙사 ‘쿨하우스(KU:L House)’를 찾아보았다. <편집자주>

KU:L House        비전 홀  전경

건국대학교는 지난 2006년 2학기 민자기숙사 ‘KU:L House’를 오픈, 입관을 시작했다. 현재 수용인원은 2034명으로 남자전용인 Vision Hall(비전 홀), Frontier Hall(프론티어 홀)에서 각각 616명, 314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여자전용인 Dream Hall(드림 홀)은 1020명이 생활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국내에서 최초로 민자기숙사를 선보였으며, 뒤를 이어 대전충남지역과 전남 일부 지역의 국립대학을 비롯, 우리대학 양 캠퍼스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민자기숙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민자기숙사 KU:L House는 민간자본으로 건립하여 건국대학교에 기부, 일정기간 민간인이 운영하는 BTO(Built-Transfer-Operate 건설-이전-운영) 방식으로 총 사업비 445억은 산은자산운용에서 펀드조성으로 조달했다. 사업시행사인 유한회사는 본 사업수행을 위해 특수목적으로 신설됐으며 페이퍼 컴퍼니(서류상회사) 형태로 상근직원은 없다. 대신 유한회사와 건국대학교에서 각각 1명 씩 대표이사를 파견해 주요의사를 결정하며 시설의 관리운영은 LG그룹의 자회사로 제반건물 및 시설물 관리회사인 서브원(주)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숙사 입관 신청은 매 학기마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신청자격은 건국대학교 재학생(학부, 일반대학원, 특수대학원) 및 교직원으로 학칙위반사실이 없는 자, 학사경고에 해당없는 자로 한다.

민자기숙사인 만큼 기숙사비는 1인 1실에 49만원, 2인 1실에 31만원으로 급식비는 따로 납부해야 한다. 화장실은 각 호실마다 있으며, 1인 1실에 한해 개인냉장고가 비치돼 있다.

프론티어 홀에서 생활하고 있는 신입생 유성민(경영·1) 군은 “기숙사라고 하면 왠지 제약이 심하고, 공부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막상 들어와서 지내보니 정말 편해요.

폐문시간이 새벽 1시라서 여유가 있고, 외박을 하게 될 때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되니 정말 좋죠. 공부할 수 있는 학습실과 그룹학습을 할 수 있는 스터디룸도 있고, 김밥천국, 크라운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들이 기숙사 내에 있어 언제든 이용가능하구요”라며 기숙사 생활이 생각보다 편리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기숙사비가 여타 대학의 학교기숙사에 비해 비싸다는 의견에는 “학교주변에서 자취하거나 고시원 사는 친구들 보면 저랑 비슷한데 시설이나 환경이 이만큼 좋지가 못해요. 일단 전기세와 수도세, 인터넷 이용료 같은 잡비들이 기숙사비에 포함돼 있으니까 따로 계산을 안해도 되고, 식사도 매일 기숙사식당을 이용하는 횟수를 지정해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이용할 수 있으니 편리하죠. 또 냉·난방시설이 매우 잘 돼있어요”라고 말했다.

KU:L House 기숙사 내부 모습

기숙사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주변이 매우 조용하고 경관이 좋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불필요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관리사무소에서 철저히 관리한다. 기숙사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건국대학교를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한 인공호수 ‘일감호’가 있고, 공기좋은 산책로도 있어 학생들이 언제든 자연과 어울려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는 헬스클럽은 월 1만원에, 골프교실을 월 2만원에, 재즈&방송댄스와 요가 등을 월 2만원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비전홀과 프론티어 홀, 드림홀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기숙사 광장 한 가운데는 나무를 여러 그루 심어 조경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차량출입이 거의 없어 경제학과의 김은영(2) 양에게 물어보았더니 “학생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이고 동 시간대에 많은 학생들이 지나다니다 보니 차가 들어오게 되면 안전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제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숙사 내에서 음식을 시켜먹을 때도 입구까지 배달되 음식을 받으러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안전을 생각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KU:L House의 특징 중 하나는 장애인실이다. 프론티어홀과 드림홀에 각각 6개씩 설치돼 장애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책상이나 침대, 화장실 등의 인테리어를 최대한 넓고 편리하게 맞춰놓은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장애학생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교환학생들도 일반 학부생들과 함께 방을 쓸 수 있게 함으로써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제적인 국제교류의 장이 될 수 있게 했다. 기숙사 호실관리 또한 개인위생과 호실청결 문제를 우선 시 하여 방이 바뀔 때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기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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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사 생활은 자칫하면 학생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의 행정상의 불신을 낳을 수도 있지만 모든 사업자금을 한국산업은행이 관리, 만약에 경우 자금부족 발생 시 대비할 수 있도록 Credit Line(신용공여약정)을 체결하여 운영의 투명성을 기하고 있다.

KU:L House는 장학생 선발공고를 각 학과별로 하고 있으며, 중고 운동화 배부, 스키캠프 지원, KU:L House 맥주파티 등 학생복지면에서도 고루 신경을 쓰고 있었다.
공동생활이다 보니 규율에 대한 면은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일정기준을 어긴 관생에게는 벌점을 부과, 관내의 면학분위기 조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학기를 드림홀에서 지냈다는 오예진(법학·2) 양은 “쿨하우스는 관생들의 출입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어요. 스피드게이트라는 홀 정문에 설치된 출입시스템기에 관생증을 접촉하면 출입시간이 기록되고 48시간 내에 기록이 전혀 없는 경우 사고로 간주하여 기숙사점검을 실시 하는 등 보안관리 면에서 매우 엄격하죠. 이는 관생들의 안전문제에도 기여한다고 생각되요” 라며 식당이용과 관련해서는 “아침에는 식단을 고를 수 있어 좋아요. 대학생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식사할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매 끼를 자신이 설정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이용할 필요가 없는게 좋죠. 식단도 다양하고, 관내의 자치위원회 2명이 먼저 식사를 하는 점검과정이 있기 때문에 위생이나 관리상의 문제도 믿고 이용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KU:L House에는 관생을 대표하는 학생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임동수(정보통신·3) 군이 회장으로 9명의 자치단원들이 활동하며 관생들의 불편사항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임동수 회장은 “다수의 관생들을 행정실이 일일이 살펴보기가 어려우므로 자치회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 기숙사 생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요. 스포츠나 그룹학습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소모임을 주관, 진행을 돕고 관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치회 활동을 소개했다.

우리대학 죽전캠퍼스는 올해 12월, 천안캠퍼스는 올해 11월 각각 1074명, 1014명을 수요할 수 있는 민자기숙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공사는 죽전캠퍼스의 경우 대우건설, 천안캠퍼스는 우림건설이 각각 ‘기숙사 민자유치 건립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해 5월 착공에 들어갔다. 죽전캠퍼스는 연 면적 5529평에 540실(2인실 534실, 1인실 6실)이 갖춰지게 되며, 천안캠퍼스는 연면적 5513평에 510실(2인실 504실, 1인실 6실)로 양 캠퍼스 총 2088명을 수용가능한 대규모의 민자기숙사가 운영될 예정이다.

죽전캠퍼스는 500여 명을 수용하는 기존의 기숙사에 민자기숙사가 12월에 완공되면 총 1574명이 입실하여 생활 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숙사 시설이 완비된다.

또 ‘글로벌 A죘 비전 2017’ 프로젝트에 의한 2차 기숙사가 신축되면 죽전캠퍼스에는 향후 총 2500여 명이 입주가능하다.

이와 관련 신정범(기획조정실 기획과) 주임은 “민자기숙사 유치는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타 대학들도 도입하고 있는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편안하고 학구적인 학교생활을 도울 수 있는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세미나실, 분식당, 편의점, 헬스장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학생들이 더욱 쾌적한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건국대학교 KU:L House가 모범적인 민자기숙사의 운영형태를 유지하며 학생들이 의견과 권익을 보호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우리대학에 곧 들어서게 될 민자기숙사도 관내의 여러 가지 복지시스템과 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최이슬 기자  reportercy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