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봄날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가온로 쪽으로 걷고 있는 연인들

바야흐로 사랑을 속삭이는 철이 돌아왔나 봅니다.
오늘 오후, 평화의 광장엔 일찍 탈피(脫皮) 한 애기배추나비 한 쌍이
따스한 봄볕 아래로 하늘하늘 나폴거리며 사랑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바람결을 따라 너울너울 연무(戀舞)를 나눕니다.
어찌 그리 자태가 고운지,
어찌 그리도 행복해 보이던지요.

철이 철인지라 배추나비만 그런 것은 아니더군요.
캠퍼스 곳곳에서 다정한 선남선녀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쌍쌍이 마주앉거나, 혹은 어깨에 손을 얹거나, 또는 허리춤에 깊숙이
손을 두르고
‘너는 나에게로’, ‘나는 너에게로’를 속삭이는 농밀한 커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 부러워라.
그래서 사랑은 인간의 영원한, 불멸의 화두(話頭)인가 봅니다.
이 시간 우리대학 캠퍼스 뿐만아니라
지구촌의 수많은 선남선녀들이 사랑 때문에 즐거워하고,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사랑 때문에 행복해 하고,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사랑 때문에 삶의 희망을
반짝이고, 사랑 때문에 절망하고….

사랑이 대체 뭐길래,
기뻐하다가도 한숨짓고, 생이손 앓이 하듯 고통스러워 하다가도
웃음 짓고,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몸서리 쳐지도록 그리워하고,
소름 끼치도록 외로워하다가도 세상에 둘도 없이 복에 겨워하는 것인가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선가요.
“내 안에 너 있다”는 명언 말이죠.
‘폭풍의 언덕’에서도 ‘그가 나고, 내가 그다. 그는 나의 전부다’라는 잊지 못할
대사도 있지요.
그것이 사랑인가요?
하지만 말이죠 사랑이란 것은 어쩌면 그림자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늘 곁에 있지만 더 이상은 가까이 할 수 없고,
내 것 같지만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그래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
욕심 부리면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그런 것.

그래서 말이죠 사랑을 이렇게 정의해 봅니다.
사랑은 영화 'Away From Her'의 주인공 ‘그랜트’와 ‘피오나’가
나누는 삶과 같은 것이라고.

유현수 기자  irene012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