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학기가 시작되면 캠퍼스를 뒤덮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갖가지 게시물이다. 특히 학년 초에는 동아리들의 신입부원 모집 포스터에서부터 수상소식을 알리는 현수막, 큼지막하게 떡하니 벽면 하나를 차지하면서 M.T 일정을 알리는 안내문, 어떻게 들어와서 붙인건지 외부업체의 포스터까지. 수 많은 게시물 속에서 조금 더 눈에 띄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노력은 가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정해진 게시판 외에 건물밖 벽면, 건물 내 계단을 올라가는 벽, 건물의 기둥까지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게 되면 어김없이 포스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홍보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보는 이들은 눈을 찌푸리기 일쑤다. 정해진 게시판에서조차 아무런 정리없이 포스터와 게시물이 난잡하게 붙혀져 있고, 벽면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은 너덜너덜 한쪽 귀퉁이가 찢어지거나 떨어져나가는 등 보기 흉한 모습이다.

요즘 이런 포스터 전쟁의 종료를 알리며 캠퍼스 내 게시문화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운동이 몇몇 대학들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에서 주도하고 있는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이다.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은 현수막·벽보·게시물을 첨단 디지털 미디어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깨끗한 캠퍼스를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중앙대에서는 한국대학신문과 협정을 체결한 뒤 학생부처장, 시설관리계장, 학생지원과장 등으로 구성된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 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에서도 지난 해 6월부터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 운영팀’을 교내 산학기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수막·포스터·게시물을 대신하는 첨단 시스템들은 바로 ‘인키(Internet Kiosk)’, ‘LMB(LCD Media Board)’,‘통합신문배포대’, ‘옥외 LED전광판’ 등이다. 이중 LMB와 옥외 LED전광판이 기존의 무질서한 게시문화를 바로잡는데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다. LMB(47인치 풀 HD의 LCD 보드)는 기존의 포스터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학사관련 정보까지 내보내고 있다. 옥외 LED 전광판을 통해서는 이 밖의 교내 행사 일정 등을 알린다. 갖가지 정보들이 정리되어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훨씬 보기도 쉽고 오히려 눈길을 끈다. 교내 정보외에 공연안내, 커피숍 할인 광고 등 그 밖에 학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국외대는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을 벌인지 1년만에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외부현수막은 100% 사라지고 교내 현수막도 30%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지저분했던 벽보들도 사라져 깨끗한 캠퍼스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클린&정보화캠퍼스 운동’을 인식하게 되면서 외부게시물이 보이면 앞장서 철거요청을 할 정도라고 한다.

‘클린&정보화 캠퍼스 운동’을 통해 첨단시스템으로 포스터나 현수막을 대체하는 것도 캠퍼스내 지저분한 게시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꼭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먼저 정해진 게시판 이외에는 포스터를 붙이면 안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후에 포스터나 게시물을 붙일 수 있는 기간을 사전에 정해놓는다든지, 게시판에 포스터를 질서정연하게 붙일 수 있게끔 선을 그어 놓는다든지.

이 밖에도 별다른 설치물 없이 현재상황에서도 충분히 게시문화를 개선시켜 깨끗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나 제도의 개선에는 학생들 스스로 게시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교내 환경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식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민경 기자  passion52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