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닌텐도DS가 우리나라시장에 첫발을 들여놓은 후 MP3만큼이나 대중적이다. 당시 첫 CM은 화재였다. 장동건이 닌텐도DS를 이용해 두뇌트레이닝을 하고 뇌 연령이 58세로 나와 한숨짓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닌텐도DS, 매일매일DS두뇌트레이닝”.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 닌텐도DS를 접한 계기다.

닌텐도는 현재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세가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비디오 게임기 및 비디오 게임 제작업체이다. 원래 닌텐도는 화투나 트럼프를 만들던 교토의 전통 기업이었으나, 1949년 가업을 계승한 야마우치 히로시가 새로운 장난감 개발로 눈을 돌리면서 오늘날의 게임기 업체로 변신하는 기반을 다졌다. 닌텐도는 1985년 선보인 게임기 패미콤과 1990년에 선보인 슈퍼패미콤을 통해 세계 게임 시장을 석권했으며, 닌텐도에서 제작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비디오 게임의 상징물로 부상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닌텐도는 1994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하면서 잠시 위기를 맞이했으나, 포켓몬이라는 원소스-멀티유즈 상품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시리즈를 성공시켜 일시적 위기를 극복했다. 닌텐도는 2003년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게임 인구의 확대’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는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넘쳐나는 게임시장에서 이른바 ‘게임 이탈 현상’이 부각됨에 따라, 일본 게임 산업 전체의 시장 규모가 매년 축소되는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종국에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닌텐도는 연령성별게임 경험의 유무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5세부터 95세까지 누구나 같은 출발점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개발한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닌텐도는 시가 총액이 63조 2000억 원에 달한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사에서는 닌텐도DSL이 재작년 11월 미국 시장에서만 153만 대가 팔려, 5초에 1대씩 팔렸다고 말하고 있다. 강아지를 기르고 뇌를 단련하고 영어 트레이닝과 요리를 만드는 등 지금까지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졌던 주제가 DS로 게임화 됐다.

결과적으로 최근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닌텐도를 이용하고 있다. 게임 하면 PC 온라인 게임을 떠올리는 한국에서 휴대형 게임기를 알리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닌텐도는 닌텐도DS의 특성을 알리고, DS만이 구현 가능한 독특한 소프트웨어의 매력을 우선적으로 전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시리즈 1000만 개 판매를 돌파했고 뇌 단련 붐을 주도해 DS 유저층을 극적으로 늘린 ‘매일매일DS두뇌 트레이닝’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듣고 쓰고 친해지는 DS 영어 삼매경’도 우리나라에 파고 들었다.

더욱이 연령성별을 불문하고 다양한 세대가 좋아하는 장동건을 첫 광고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부동의 세계 1위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닌텐도를 새로운 경쟁상대로 규정했다고 한다. 나이키의 주 타깃인 청소년들이 닌텐도 게임 때문에 운동을 즐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결국 운동화를 신을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나이키의 수익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그만큼 닌텐도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다. 얼마 전 닌텐도에서 Wii 리모컨을 공개 했다. 이 Wii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닌텐도라면 기대해 볼만하다. 닌텐도는 이제 연령성별 게임경험의 유무를 불문하고 생활의 일부로 스며들기 위해 끊임없이 창조한다.

최정빈 기자  windykiki@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