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은 기존의 SSAT가 아닌 새로운 영어회화능력시험인 OPIc을 도입했다.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란 크레듀가 미국의 공인인증기관 전미외국어교육협회(ACTFL)와 공동 개발한 영어회화능력 평가시험으로 최근 주요 기업과 공공기관이 신입사원 채용에 도입하고 있어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높다. 연세대의 취업명품 동아리로 각광받고 있는 ‘GMT’ 회원인 박정인(경제·3) 군은 “요즘 취업의 대세와 관건은 OPIc이죠”라며 “아직 토익보다 활성화는 덜 됐지만 빠른 시간 안에 취업준비 필수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인재개발원은 지난 2일 혜당관에서 ‘OPIc TEST SKILL UP’특강을 열고 OPIc에 대비하기 위한 효과적인 학습법 특강과 원어민과의 모의인터뷰를 통해 영어면접 수행능력을 측정 및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 행사에 참가했던 화학공학과 이기아(3) 양은 “OPIc에 대해서 들어만 봤을 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필요한 분야와 그 활용범위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몰랐었다”며 “학교에서 이런 특강을 마련해줘서 매우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OPIc은 이공계열 NH(Novice High) 등급 이상, 인문계열 IL(Intermediate Low) 등급 이상이면 면접 시 영어 회화능력 평가가 면제 된다. 이렇게 OPIc이 다른 영어능력시험을 제치고 된 이유는 그 실용성과 효과성 때문인데, EBS 영어강사로 잘 알려진 OPIc전문가 신예나 강사는 지난 11일 열린 OPIc설명회에서 “말하기의 중요성은 우리가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 그것을 직접 평가받을 수 있다. OPIc은 비즈니스 영어를 평가하는데 매우 실용적인 테스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말하기의 속도와 억양, 스피커의 집중도와 논점의 명확성, 논리적인 말하기를 테스트 하는 데 좋은 기준이 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OPIc을 준비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는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 같은 미드를 많이 접하는 것도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배우들이 그 상황에 맞는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말하는 어조와 발음에 주의해서 따라 연습하고 교정해가다 보면 쉽게 OPIc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다. 누가 먼저 더 빠른 정보를 가지고 새로운 테스트에 대한 요령을 익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OPic전문학원이 강남권 일부 외국어학원에 치우쳐 있고 학원비도 기본 2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교재도 ‘Hello OPIc’이 눈에 띌 뿐 전문적인 학습교재가 출판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대해 죽전캠퍼스 이세우 주임은 “OPIc이 다른 영어말하기 시험이 요구하는 스피킹 능력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토익이나 토플, 지 텔프 등 다른 공인영어시험 준비를 위해 영어듣기와 말하기 등을 꾸준히 연습해왔다면 오픽에 대한 낯선 개념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익도 아직 완성 못했는데 OPIc은 또 뭐냐’라는 선배의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준비해야할 게 너무 많은 요즘의 취업전쟁에서 새로운 영어시험이 도입됐다는 소식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대학생들의 심기를 더 불안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취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의 방향이 꼭 취업만이 아닌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면 더 긍정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최이슬 기자  reportercy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