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파괴와 에너지 고갈, 환경오염 등 현대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 그리고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무분별한 에너지 소비로 인한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이 어떠한 법칙에 의해서 발생하고 그 종말은 어떠할 것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책이 바로 ‘엔트로피(Entropy)'이다.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는 열역할 제1법칙(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달리 제레미 리프킨이 제시한 ‘엔트로피’의 법칙이란 열역학 제2의 법칙으로서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사용이 가능한 것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혹은 질서있는 것에서 무질서한 것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엔트로피 법칙을 고전적인 세계관에서부터 현대의 세계관까지, 자연과학의 물리적 법칙에서 경제이론, 자원고갈론, 사회이슈, 에너지 환경, 교육과 보건에까지 적용하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석탄 한 조각을 태우면 태우기 전과 후의 에너지 총량은 같겠지만, 일부는 아황산가스와 기타 기체로 바뀌어 대기 중으로 흩어진다.

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에너지는 없지만 이 석탄 한 조각을 다시 태워서 같은 일을 하게 할 수는 없다. 이는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해 설명되는데,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사용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불가능한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이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가 엔트로피이다.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사용가능한 에너지가 줄어들고 사용불가능한 에너지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지구상에는 사용이 가능한 에너지는 고갈되고 사용이 불가능한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 등 오염물질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구는 엔트로피의 극대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리프킨은 우리가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추구해 온 물질만능주의와 성장지상주의라는 세계관과 경제관을 전환하지 않은 한 지구는 엔트로피의 증가로 인해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물질이 아닌 정신, 지배가 아닌 조화, 개발이 아닌 보존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샀을 때, 이 책의 제목은 ‘엔트로피의 법칙(Entropy- A new world view)’이었다. 책의 맨 앞 페이지를 펴자 1996년 12월의 날짜가 적혀있다.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이 1996년이지만, 엔트로피 법칙은 이미 1980년대 초부터 주장되어져 왔었다.

이 책을 추천하며 엔트로피의 정점의 상태를 지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려던 나의 다짐은 얼마나 잘 이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양서(良書)는 세월이 지나도 끊임없이 회자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말을 해주고 싶다.

학생들은 지금 중간고사가 끝나고 축제를 기다리며 마음이 들떠 있을 것이다. 젊은 청춘의 혈기라는 유용한 에너지를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무용한 결과물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양서를 읽고 사회현상을 고찰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등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보유한 에너지의 방출을 최소화하여 자신의 삶을 정신적으로 보다 윤택하게 할 것인지는 학생 여러분들이 선택할 몫이다.

윤상오 교수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