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는 컴맹조차도 매스컴을 통해 몇 번이고 그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대함 그 자체다. 그리고 그 막대한 영향력의 기반이 되는 것이 전 세계 컴퓨터의 90%를 움직이는 운영체제(OS) ‘윈도우’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멤버 11인.

초창기 IBM PC의 대성공과 함께 MS-DOS로 도스 시장의 지배적 입지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는 1985년 자사의 첫 GUI(Graphic User Interface) 운영체제인 윈도우 1.0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최초의 GUI를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로 알고 있지만 실은 애플의 매킨토시용 운용체제 ‘시스템(System, 지금의 Mac OS)’보다 1년 늦은 것이었다. 게다가 부족한 기능에 도스의 확장판에 가까운 반쪽짜리 운영체제였기에 기념비적인 윈도우 시리즈의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1.0은 실패를 맛봐야 했다.

2년 뒤 등장한 윈도우 2.0은 기능의 확장으로 조금 더 인기를 얻었고, 꾸준히 버전 업을 계속한 윈도우는 1990년 윈도우 3.0의 등장으로 드디어 꽃을 피우게 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멀티태스킹(다중작업)의 개선으로 편의성을 높인 윈도우 3.0은 발매 6개월 만에 200만 부가 팔렸고, 이러한 인기는 기능이 조금 더 추가된 윈도우 3.1이 그대로 이어받았다.

윈도우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가정용과 전문가용으로 나눠 개발하고자 한 본래 계획에 따라 1993년에는 전문가용 윈도우 NT를, 1995년에는 가정용 윈도우 95를 발표했다. 윈도우 95는 드디어 도스 상에서 구동할 필요가 없는 완전한 운영 체제가 되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개편과 멀티태스킹 기능의 대폭 향상으로 본격적인 윈도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1998년에는 윈도우 95를 기반으로 보다 기능을 향상시킨 윈도우 98을(1999년 윈도우 98 Second Edition 발표), 2001년에는 전문가용 윈도우 NT의 안정성에 사용자 편의성을 더한 윈도우 XP를 선보였으며, 두 버전은 현재 10년 가까이 롱런하고 있는 윈도우 시리즈의 히트작들이다.

업계 최초도 아니었으며, 처음에는 크게 실패까지 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오늘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보다 쉽게, 보다 편리하게’라는 기본 철학을 끊임없이 추구했기 때문이다. 따로 교본이나 학원을 통해 배울 필요 없이 마우스로 이것저것 클릭하다 보면 금방 몸에 익힐 수 있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응용 프로그램 대부분의 실행이 가능한 호환성, 특별히 하드웨어를 가리지 않고 어떤 PC에든 설치 가능한 유연성 등은 모두 사용자의 편의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느 누가 쓰기 싫어하겠는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010년 새로운 윈도우인 윈도우 7을 내놓을 것이라 밝혔다. 과거 리누즈 토발즈의 ‘리눅스’를 시발로, 윈도우의 독점적 위치에 항의하는 새로운 운영체제들이 속속 등장해 윈도우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 운영체제의 장점을 연구해 윈도우에 받아들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대다수 컴퓨터 사용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윈도우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운영체제, 아니 컴퓨터 업계 최고 브랜드 자리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신봉석 기자  radenian@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