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화산업의 시장규모와 국제적 위상

PWC란 곳에서 펴낸 ꡔ세계문화산업 전망 2006-2010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2006-2010ꡕ의 2006년판에 따르면, 2008년 전세계 문화산업(E&M)의 시장규모 전망치는 1조6342억 달러이다.

문화부 통계자료를 토대로 한 한국의 그것은 약 668억달러로 추산된다. 668억달러는, 필자가 66조8324억원(06년 국내 확정매출 57조9385억원을 성장률 연속 7.4%로 추이推移한 금액)을 1달러=1000원 기준으로 환산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2008 한국문화산업의 세계시장내(內) 비중은 약4%로 전망되는데, 06년의 게임산업과 07·08년의 영화산업 위축 등을 고려하면 약간 하향할 것 같다.

08년 5월25일 현재 국내 문화산업 확정매출액 최신 통계자료래야 2006년말 기준(2006.1.1~2006.12.31)의 정부공식 결산분이 확인되는 정도에 그치는데, 그 전체 금액은 약 58조 원에 달한다.

문화부는 전년처럼 그 범위가 비교적 명확한 10개 분야(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및 비디오, 애니메이션, 광고, 방송, 캐릭터, 에듀테인먼트)에 속하는 사업체만을 조사대상으로 한정했다. 스포츠, 공연, 테마파크/놀이동산, 인터넷접속, 기타분야는 제외했다. 따라서 PWC 등의 세계문화산업 규모(수치)와 문화부의 한국문화산업 규모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 문화산업 성장률은 2003~5년의 3년간 연평균 10.5%로 국내 경제성장률 4∼5%대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상태였으나 06년도에는 7.4%로 둔화됐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화콘텐츠산업의 주요한 그리고 전형적 부문인 캐릭터·음악·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의 2006년 현황과 통계를 담아 08년 2월13일 발간·배포한 네 권의 분야별 산업백서에 담긴 수치도 위의 도표와 비슷하다. 캐릭터산업은 4조5507억원, 음악산업은 1조8618억원, 만화산업은 7301억원, 애니메이션산업은 2885억원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세계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2006년 2,533억달러 수준이며 국내 디지털콘텐츠 산업은 2001년부터 연평균 26%의 높은 성장률로 2006년 9조원의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밝혔다(디지털콘텐츠에는 디지털문화콘텐츠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등 디지털IT콘텐츠가 있다). 하지만, 국내 문화산업(문화콘텐츠산업)의 세계 내 점유율이 4%미만에 이르는 것처럼, 디지털콘텐츠산업 9조원의 세계 점유율은 약 3.8%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수치를 따지며 살펴본 것처럼 한국 문화산업 및 디지털콘텐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IT강국’, ‘CT강국’의 현주소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06년도의 문화산업 전체 매출규모(약 57조9385억원) 대비, 온라인 포함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매출규모(약 5조3834억원)는 약 9.2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국가경제의 성장동력과 먹거리

아쉬운 대로 문화부가 2007년 5월30일 발간한 ꡔ2006 문화산업백서ꡕ의 주요 내용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전체적인 개황과 현주소, 정책방향을 살펴보자. 07년 5월 출간 백서로서는 2005년 말의 결산 자료와 수치가 제공되는 한계가 있다. ꡔ2007 문화산업백서ꡕ는 미발간이다.

ꡔ2006 문화산업백서ꡕ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총 매출액은 2005년 GDP 대비 6.65%의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GDP 기여도는 2.38%로서 미국(2005년 기준, 6.56%), 영국(2004년 기준, 7.3%) 등 주요국의 문화산업 GDP 기여도가 6~7%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백서에서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문화산업 환경으로 인해 국내 문화산업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으며 특히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로 대변되는 소비자·수용자 중심의 산업구조로의 전환, 방송·통신의 융합에 따른 콘텐츠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등이 도전 요인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화부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2007년은 문화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견인할 정책기반 강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문화산업 추진과제 내용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문화산업 5대강국 진입’을 위해 문화부는 먼저 국제수준의 문화산업시장 육성계획을 수립했다. 5대강국 진입을 위해서는 점유율 5%벽의 돌파가 필수적이다.

문화부는 하위 중점전략 겸 아젠다로서 2010년까지 ‘게임 3대강국’과 ‘디지털콘텐츠 3대강국', 2011년 ‘영화 5대강국’과 2012년 ‘방송영상 5대강국’ 진입의 위업을 이루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 각기 밀려날 것임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부장관도 최근 한 토론회에서 “문화부와 산하기관의 콘텐츠 예산을 다 더해도 ‘콘텐츠 5대강국’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하다”고 자인했다.

부존자원이 없고 제조산업은 샌드위치나 넛크래커 상황인 나라에서 문화, 특히 문화콘텐츠가 미래 국가산업의 성장동력이자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음에 유념하여야 한다. 허장성세와 낙하산·코드인사의 유혹과 인습을 쳐버리고 이론과 함께 실질, 현장, 능률을 숭상하며 문화마인드로 진군해갈 때만이 국민과 문화부의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